장욱진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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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천진무구한 동심(童心)을 빌려 회화속의 완전한 자유를 추구했던 장욱진(張旭鎭.1918~1990년)화백의 5주기 회고전.19세때 그린 『풍경』작업에서부터 타계하던 해에 남긴 마지막 그림 『밤과 노인』까지 유화작업 1백50점과 먹그림 50여점등이소개돼 있다.
장욱진화백이 50여년 넘는 화력(畵歷)을 거치며 그때그때 미술사조의 다양한 흐름을 접했던 흔적은 물론 그가운데서도 언제나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면서 개성적 스타일을 완성한 과정을 충분한 작품을 통해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장욱진그림의 특징은 대상을 마치 어린이그림처럼 단순화해 심플한 스타일로 재현하고 거기에 세상일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깨끗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담은데 있다.말년에 유화물감을 사용하면서도동양화같은 분위기를 낸 것도 또한가지 특징으로 꼽힌다.이는 붓과 먹의 사용에 익숙한 구세대답게 기름진 유화물감과 한국적인 담백한 정서적 취향사이의 어울리지 않는 어떤 이질감을 극복하기위한 시도로 보인다.
자기 안에서 대상을 완전하게 재구성해내면서 자신의 개성과 의도를 다각적으로 시도했던 장욱진화백의 그림은 모더니즘이란 서양근대미술의 정신이 수용되는 全과정을 되풀이해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751)9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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