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百年河淸-황하 물 맑기 기다리듯 부질없는 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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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중국 민족은 일찍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황하(黃河)문명을 일으킨 민족이다.그래서 황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종교를 무색케 한다.그들에게 있어 황하는 민족의 젖줄이자 어머니의 따뜻한 품속과도 같다.그들이 황색(黃色)을 숭상하는 것이라든지,조상을 황제(黃帝)라고 부르는것 등은 이들이 얼마나 황하를 숭상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해준다.
그러나 황하가 그들에게「문명」이라는 선물만 준 것은 아니다.
엄청난 재앙-홍수도 함께 안겨주었다.역사상 중국민족은 수백번이나 홍수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의 신화를 보면 중국 사람들이 얼마나 황하의 홍수에 대해처절하게 저항했었는지 잘 나타나 있다.그 대표적인 것이 우(禹)의「구년치수(九年治水)」다.그래서 황하의 물길을 잡는자가 천하를 제패한다고 믿을 정도였다.
황하는 칭하이(靑海)省에서 발원하여 장장 5천5백㎞나 흘러 발해만(渤海灣)으로 유입된다.황토고원을 통과하기 때문에 매년 90억t의 물중 16억t의 토사를 실어나른다.그러니「물반 흙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黃河」라는 이름은 그래서 지어졌다. 아득히 먼 옛날 주(周)나라 때부터 황하는 누런 색이었다.
俟河之淸(황하가 맑기를 기다리나 한이 없고) 人壽幾何(사람의목숨으로는 도리가 없네) 백살(百年)도 못사는 인간이 황하의 물이 맑기를(河淸)기다린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래서 백년하청(百年河淸)은 아무리 기다려도 가능성이 보이지않을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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