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읽기] 분석철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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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분석철학은 영국과 미국이 주무대다. 유럽 중심의 대륙철학과 더불어 현대 서양철학을 구성하는 큰 두 줄기를 이룬다. 분석철학은 멀리 보면 근세의 영국 경험론의 전통에 서 있지만, 가까이 보면 20세기에 들어와 전통적인 철학에 반기를 들면서 형성된 사조라고 볼 수 있다. 분석철학에 이바지한 철학자로는 프레게·러셀·비트겐슈타인 등이 있다.

이들은 철학의 전통적 문제들은 불명료한 언어에 미혹되어 만들어진 사이비 문제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이런 이유로 초기의 분석철학자들은 언어의 의미를 분석하여 의미를 명료히 하는 것을 철학의 일차적 과제로 삼았다. 분석철학이라는 표현도 이런 맥락에서 유래한다. 분석철학의 반형이상학적인 경향은 이후 논리실증주의를 거치면서 더욱 강화된다. 논리실증주의는 현대철학에서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소멸 했지만, 엄밀한 논증과 치밀한 분석을 강조하는 태도는 분석철학의 핵심으로 남아 심리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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