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조기치료시설 태부족-대상자의 겨우8%가 무상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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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알록달록한 갖가지 장난감과 책,둥근 책상과 어린이용 작은 의자 등이 곳곳에 놓인 실내에서 선생님과 노래하고 춤도 추는 어린이 6명.
얼핏보면 선진국 유치원처럼 느껴지는 아늑한 교실에서 어린이들은 나름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특수치 료 교육을 받고있다.언어.청각.심리.음악치료 등을 실시하는 한국어린이육영회 치료교육연구소의 「조기교육실」.
이 어린이들은 자폐증,언어 및 청각장애,몽고증 등 저마다 한두가지 장애를 가진 만큼 그 또래의 소위 정상어린이들에게는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될 배변훈련이나 옷 단추끼우기 등 매우 기본적인 신변처리 훈련까지 해야한다.
자녀들이 프로 그램을 모두 끝마칠 때까지 현관 소파에서 기다리는 부모들도 사뭇 초조하고 그늘진 표정이다.
전국 특수학교에 설치된 1백21개 특수학급에서 조기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어린이(대개 5세)는 94년 현재 1천1백87명.
5세 장애어린이를 1만5천3백명(63만명의 취학대상자 가운데 2.44%)으로 추정할때 대상자의 8%만이 무상교 육을 받고있다. 이밖에 4천3백명 정도가 특수교육.치료교육.요육교육 등의이름으로 운영되는 1백92개 사설 기관에서 매달 20만~50만원 정도를 내며 조기 특수교육을 받는다.
따라서 2~3개월씩 차례를 기다린 끝에 고도의 첨단치료기기와교육시설,전문치료.교육인력을 갖춘 이 치료연구소를 이용할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행중 다행」인 셈이다.
그러나 취학연령이 지나면 이 정도의 본격적인 특수교육을 받을만한 특수학교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으로 이민가는 경우도 상당수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보조금으로 0세부터 만3세까지의 유아들에게 장애아 조기교육을 하고 스웨덴은 4세부터 정부가 장애유무를 확인해 취학전 특수조기교육을 받게한다.장애아일수록 빨리 발견해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병행하면 그 효과가 크 며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로 진학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자폐증이라고 찾아오는 어린이의 90% 정도가 오진(誤診)으로 판명됩니다.』 이 연구소 김양희(金良熙)박사는 정확한 조기발견부터 문제가 많다고 안타까워 한다.특히 일찍 발견해 약간의특별교육만 해면 1백% 완치되는 난독증(難讀症)의 경우 정박아로 알고 자포자기하는 바람에 평생을 정상인으로 생활할 수 있는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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