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日 生保社 투자행태 超엔高에 한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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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해 들어 나타난 슈퍼엔高 현상에 대해 많은 투자자 및 전문가들이 그 이유를 설명하려 하고 있다.이중 일본의 생명보험사들의 투자행태가 요즘 엔貨의 초강세에 큰 요인이 되었다는 설명이눈에 띈다.
일본의 생명보험사들은 80년대 후반 많은 저축성 상품을 판매했는데,이 상품에 대해 은행금리나 채권수익률보다 높은 이자지급을 약속하였다.당시 은행금리는 3%였는데 비해 생보사들은 5년만기 일시불 양로보험의 경우 6.2%의 이자 및 배당금의 지급을 보장했다.이는 생보사들이 그때까지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 외형성장에만 주력하면 되었던 과거의 영업전략을 답습했던 탓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고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일본 최대의 기관투자가인 이들은 일본의 주식시장과 외국 증권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갔다.85~89년 일본 생보사들은 총자산중 국내 주식의 비중을 15%에서 20%로 늘리는 한편 외국증권의 비중을 9%에서15%로 증가시켰다.단 국제투자에 대한 경험과 준비가 크게 부족한 상태에서 이들은 외국증권사들의 자문 등을 받아 해외의 고수익 증권을 많이 매집했는데 고수익은 고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은 무시되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일본 경제는 거품경제의 붕괴로 주가(株價)가 폭락하였고 해외에 투자한 자산도 고수익보다는 고위험이 실현돼 생보사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되었다.더구나 93년부터 시작된 엔화절상으로 이들은 해외투자 자산에서 크나큰 환차손(換差損)까지 입게 되었다.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엔화가 19% 절상됨에 따라 일본 생보사들의 환차손은 작년 총이익의 3분의1수준인 1조9천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이 결과 생보사들은 해외 자산을 매각해 더 이상의손실을 보지 않으려 하였다.이들은 지난 4년간 총자산에서 외국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15%에서 7.5%로 반감시켰고 이 막대한 양의 돈이 일본으로 환수되자 엔화절상은 더욱 가속화되었던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금리자유화로 금융기관간 금리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은 장기상품의 경우에도 고수익을 내세우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그러나 향후 10년안에 저금리(低金利)상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수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은 해외증권 투자에도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그런데 일본 생보사들처럼 충분한 준비없이 해외증권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할 경우 이는원화절상 촉진 등으로 이어져 국가경제 전체 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국내 금융기관들은 해외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전문가 양성등 해외투자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해나가야 되겠다.
〈三星경제硏 금융증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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