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나도 박찬호 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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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한국시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의 쾌투를 희망하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반장관의 부시 대통령 예방에 배석했던 한승주 주미대사는 6일 "부시 대통령이 자신은 박찬호의 팬이고 레인저스의 팬이기도 하다면서 올해는 박찬호가 잘 던져 레인저스의 성적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반장관과 30분간 면담을 마치고 반장관 일행이 나가는 도중에 제일 마지막에 나가던 한대사를 붙잡고 "미처 말하지 못한 게 있다"면서 웃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한대사는 처음에 누구를 얘기하는 건지 잘 알아듣지 못해 "누구요?"라고 되물었고, 부시 대통령은 분명한 발음으로 "찬호 박"이라며 "박찬호의 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1989년부터 98년까지 10년간 레인저스의 공동 구단주를 맡았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한다. 그러나 구단주 당시 유망주였던 홈런타자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를 트레이드시켜 레인저스 팬들에게 오랫동안 욕을 먹기도 했다.

또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앨 고어 후보 측은 부시의 낮은 안목을 비꼬아 "소사를 내보냈던 부시가 국방.의료.교육 등 현안을 잘 처리하리라고 믿을 수 있겠느냐"는 비방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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