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 부활 … 차관급 이상 19%로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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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를 구성하는 인맥의 중심엔 ‘TK(대구·경북)’가 있었다. 새 정부를 이끌어 갈 차관급 이상 핵심 파워그룹 53명(청와대 비서관 41명은 제외)을 분석한 결과 TK 출신이 전체의 18.9%(10명)를 차지해 지역별로 가장 많았다. 권력의 중심 추가 김영삼 정부의 PK(부산·경남)→김대중(DJ) 정부의 호남→노무현 정부의 PK→이명박 정부의 TK로 이동해 온 셈이다.

PK 출신은 YS 정부 때의 24%에서 DJ 정부 당시 7.7%로 확 줄었으나, 노무현 정부에서 22.1%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선 13.2%(7명)로 줄어들었다. 특히 차관급 이상 중 부산 출신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대신 이 대통령의 출신 지역인 TK 출신 인사들이 대거 권력의 핵심부로 들어왔다. 서울 출신 인사도 노무현 정부 출범 때에 비해 소폭(11.8→15.1%·8명) 늘었다. 영남 대 호남의 비율은 소폭 조정돼 지역별 안배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내각에서 영·호남 비율은 38.3% 대 23.5%였다. 이명박 정부는 이 비율을 32.1%(17명) 대 22.6%(12명)로 맞췄다.

출신 고등학교별로 봤을 때 경기고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고(6명)·광주일고(4명) 순이었다. 노무현 정부 초대 내각 당시 4명이나 포진했던 용산고 출신은 이명박 정부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DJ-노무현-이명박 정부의 공통점은 세 대통령 모두 상업고교 출신이란 점이다. 노무현 정부에선 차관급 69명 중 7명이 농고·상고 등 실업계 고교 출신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상고 출신 인사도 1명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선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인사는 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경남공고 출신)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청양농고 출신)뿐이었다. 이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은 내각과 청와대에 한 명도 발탁하지 않았다.

출신 대학별로 분석했을 때 적어도 통계 수치론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출신을 특별히 배려한 흔적은 없다. 모두 6명으로 노무현 정부의 초대 내각과 숫자가 같았다. 그 대신 서울대 출신이 모두 2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이 가운데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방대학 출신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내각에선 10명이었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4명으로 확 줄었다.

53명을 대학 전공별로 분류했을 때 경제 또는 경영학 전공자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20%를 넘는다.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컨셉트가 조각과 초대 청와대 인선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그 다음으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인사가 8명이었고, 법학이 7명, 행정학이 7명 등의 순이었다. 반면 사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인사는 각 2명에 그쳤다. 

이상복·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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