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회장-은행장 겸임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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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임할 생각이다."

황영기(52)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7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의 80%를 차지하는 데다 비은행 부문의 확장을 위한 재원이 은행에서 나와야 하는 만큼 지주회사와 은행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회장-행장의 겸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黃내정자는 또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한 인사.평가시스템을 바꾸겠다고 말해 금융권의 새 틀 짜기와 세대교체에 나설 뜻을 밝혔다.

黃내정자는 ▶민영화의 성공적 달성▶비은행 부문 강화▶금융-자회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통한 핵심 역량 강화를 우리금융 회장의 3대 임무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민영화의 성공적 달성"이라며 "정부가 많은 공적자금(12조원)을 투입한 만큼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신속히 민영화하되 높은 금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투신.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확충을 위해 M&A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비은행 부문의 확충을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구주를 매각하는 민영화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더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데 대해 그는 "나이에 의한 세대교체는 의미 없다"고 말했다. 나이와 관계없이 경영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우수한 인력이 근무할 만한 직장이 되도록 인사평가 및 급여체계를 유연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출신 인사의 우리금융 입성으로 '삼성-우리금융 유착'가능성에 대해 그는 "삼성 출신을 흠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지난 2월 말 현재 삼성이 우리은행에서 받은 대출이 1911억원인 반면 예금잔액은 3조518억원에 이르고, 은행이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외환거래가 167억달러에 달한다며 삼성이 앞으로 우리은행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차 문제의 처리에 관해 "삼성차 처리는 채권단 공동으로 결정할 문제지, 우리금융이 독자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면접을 보기 전 삼성 측에 면접에 응하겠다고 말하니까 깜짝 놀랐다"며 삼성그룹과의 사전 교감설을 일축하고, "우리금융은 격변하는 금융시장 속에서 큰 변화가 예상돼 도전의식이 생겼다"고 우리금융 회장에 지원한 배경을 소개했다.

김창규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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