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좌담회-주제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일본경제는 그동안 극단적인 능률주의,생산과 소비를 망라한 철저한 자원절약형 체제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거대한 공급능력에 비해 내수시장은 작다.이런 체제가 막대한 무역흑자의 밑바탕이며 따라서 엔高 행진도 쉽사리 멈출 것 같지 않다.최 근의 엔고로인해 일본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주목할만한 움직임을 살펴보면 우선 경영전략적인 면에서 생산기지의 해외이전과 부품류 수입이 급증,외국기업과의 제휴가 확대등이 있다.
일본 내에서는 한계기업의 도산과 기술인력의 실업 증가,가격파괴 현상및 리엔지니어링 추진,가격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하청조직재편및 입찰방식 도입등을 꼽을 수 있다.
무역면에서는 첨단기술제품의 수출가격 인상,중국.동남아국가들과의 협력강화등이 대표적인 예다.일본경제의 이런 움직임을 우리는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무엇보다 일본과의 수평적인 분업을 획기적으로 확대,강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기술.품질.가격면에서 일본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며 재고를 거의 두지 않는 일본기업들의 생산관리기술을 체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특히 기술력이 있으면서도 한계 상황에 몰린 일본 기업,그리 고 이들의 기술 인력을 대대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물론 이런 기업과 기술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적극적인 유인책도 필요하다.
일본의 첨단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과정에서 일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강화시켜갈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격파괴 현상등 기존 유통조직의 동요를 역이용해 우리 기업들도 일본의 실수요자들에게 직접 파고들 수 있는 한국상품 전문 유통기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엔고로조성된 유리한 환경을 이용해 중국.동남아 시장등 에 일본기업과공동진출하거나 그동안 일본에 눌려있던 구미 기업들과의 대담한 합작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필요도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