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문화와 거리먼 인천시 문화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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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난 18일 발표된 인천시립합창단원 전원해임 결정으로 음악계는 물론 단원 당사자들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크게 경악. 이번 결정의 근거는 단원들의 행동이 관객을 무시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된다는 것.
○…갈등의 소지가 싹튼 것은 공석중이던 상임지휘자 선정과정부터.지난해 12월말 예술단운영위는 단원과 음협측에서 추천한 8명의 후보중 최홍민(崔洪珉.40)씨를 상임지휘자로 임명.이때 문화체육과장은 인천시의 「정체성회복운동」을 들먹이 며 인천시 거주자인 崔씨에 대해 지지발언.
전단원이 사표를 제출하는등 크게 반발하자 3월 정기오디션에서지휘자 崔씨는 17명의 직위해제,부지휘자 및 단원 5명 해임을요구. ○…부지휘자 차영회(車泳會)씨와 단원들에 따르면 『지난17일 정기연주회에서 崔씨가 지도하던 서울 성동구와 부천 어머니합창단을 태운 버스 3대의 도착이 지연되자 공연시작을 15분늦췄다』는 것.
공연이 끝나고 무대위로 소화기를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리고 시청과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항의한 것도 지휘자가 동원한 일부 청중들의 소행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인천시문예회관 운영계장 백현(白鉉)씨는 『단원들끼리도 4파전 양상을 띠어 뚜렷한 후보를 내지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단원들이 지휘자를 여러차례 몰아내는 등 고질적인 양상을보여왔다』고 주장.
실력행사로 지휘자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단원들의 사고방식도 문제지만 「정체성회복」운운하며 밀어붙이다 안되면 해체시키면 그만이라는 시당국의 처사도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이번 사태는 충분히 조기수습이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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