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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축전 어떻게 진행되나-프로레슬링대회 중심 돈벌이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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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로레슬링 대회를 중심으로 한「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 체육 및 문화축전」(평양축전)이 28일 평양 5.1 능라도 경기장에서 개막됐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부터 평양에서는 학생 5만명이 벌이는 매스게임,각종 민속놀이행사,교예(서커스)와 학생들의 공연,민속미술 공예품 시장 개설 등의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이들 행사는내달 7일까지 보름동안 이어진다.
일개 프로레슬링 대회를 열면서 이처럼 대규모 국제행사로 치르는 모습은 어색하기만 하다.
이 행사는 김일성(金日成)이 생전에 무척 아꼈다는 재일교포 프로레슬링 선수 역도산(김신락)의 제자인 이노키 간지 일본 스포츠평화당 당수가 북한에 제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를 김정일(金正日)이「관례를 깨고」성대하게 치르도록 지시함으로써 북한은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 金容淳)가 신일본프로레슬링주식회사(대표 이노키)와 공동주최하고 국가체육위원회(위원장 박명철)가 후원하는 국가적인 행사로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이번 행사는「국제적인 이벤트」를 통해 서방언론들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대외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목적을 가진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서방국들에 북한이 폐쇄되고 경직된 사회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과 관계개선을 하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또 김일성사후 북한사회가 안정돼 있음을 과시하는 한편김일성 추모 분위기를 일신하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김정일의 권력승계를 본격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행사는 북한 최초의「대규모 흥행사업」성격이 두드러진다.극심한 외화부족을 덜기 위해 북한이 관광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북한은 이번 행사에 약 3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재일 조총련이나 재미 친북단체 등을 통해 활발한 선전활동을펴왔다. 그러나 프로레슬링 관람비가 1인당 1백~3백달러에 달하는 등 터무니없이 비싼 관광비용 책정으로 28일 현재 유치한관광객은 8천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이번 행사는 북한에 적지않은 경제적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또 한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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