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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장관 후보 “열심히 저축 … 탈세한 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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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140억원의 재산으로 이명박 초대 내각 각료들 중 가장 재산이 많다. 그래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27일 연 인사청문회에서도 재산 문제가 공방의 초점이었다. 통합민주당 측은 일본 국채 투자, 부동산 투기 의혹, 재산의 급격한 증가, 재산 신고 누락을 집중 추궁했다. 유 후보자는 “35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열심히 저축했고, 한 푼의 세금도 탈루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0년간 TV 출연료가 10억원”=통합민주당 정청래·강혜숙·이광철·유선호 의원 등은 이날 “유 후보는 부인 명의로 32억6000만원가량의 일본 국채를 보유하면서 2억원의 환차익을 실현했다”며 “국채 거래 이익금은 면세 대상이라는 법의 구멍을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우자 재산이 36억원(2005년 4월)→54억원(2006년 2월)→60억원(2006년 11월)→71억원(2008년 2월)으로 크게 늘어난 데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유 후보자는 BMW 차량이 과거 재산 목록에서 빠진 부분에 대해서만 “실수”라고 인정하고 나머지는 자료와 함께 적극 해명했다. 광고의 경우 6개월 출연에 1억5000만원 정도 받았는데, 전성기 때는 1년에 5~6개까지 찍었다고 했다. 활동을 별로 하지 않았던 지난 10년간 TV 출연료가 10억원일 정도로 배우 수입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배우는 노후 대책이 없는 불안한 직업이라 열심히 저축했다”며 “일본 국채는 증권회사 직원의 권유로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연극배우들의 복지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출연할 뜻을 내비쳤다. “재단을 만들어 재산을 헌납할 의사가 있느냐”는 민주당 손봉숙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기자실에 들른 이명박 대통령은 TV에서 유 후보자의 재산 출연 소식을 접하자 “그래, 저 사람이 착한 일을 할 사람이야”라고 언급했다.

◇침착·겸손·수긍 … 눈길 끈 답변 스타일=유인촌 후보자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KBS ‘역사스페셜’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침착한 진행과 정확한 발성으로 유명했던 당시 모습을 연상시켰다. 인신 공격에도 얼굴이 붉어지지 않고 목소리 톤이 높아지지 않았다. 의원들에게 일일이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네, 네” 추임새를 넣었다. 이에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지금 진실성 없이 연기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날 “가장 좋아하는 연극 대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라고 답했다. 소설 『돈키호테』의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이어 “장관을 마친 뒤 기회가 되면 배우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글=이상복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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