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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정보원, 백두산에 이어 최서단 섬도 중국땅 표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백두산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제작해 물의를 일으킨 국토지리정보원이 이번에는 한반도 최서단인 비단섬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집을 간행했다.

국토해양부(구 건설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손봉균)이 국가 지리 관련 정보를 집대성해 지난 14일 간행한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의 지도는 279쪽 분량의 지도집 2~3쪽에 걸쳐 실려 있는 위성 영상지도다. 대한민국 국호와 태극기, 우리 영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곁들여진 이 지도에서 우리 영토는 색을 선명하게 하고 주변 나라들은 뿌옇게 처리해 대한민국 영토의 범위를 표시했다.

하지만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비단섬은 명암과 채도를 달리 표시해 중국에 속하는 것으로 돼있다. 지도에서 비단섬은 반도처럼 돌기 모양으로 서해를 향해 돌출돼 있다. 총면적 64.36㎢의 비단섬은 압록강 하구 한가운데에 위치한 섬으로 여의도 면적의 7.7배에 달하며 중국 둥강(東港)시와 떨어져 있다. 비단섬은 평안북도 신도군 군청이 소재한 큰 섬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국토지리정보원이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을 국문은 물론 국가 해외 홍보자료로 쓰기 위해 영문으로도 제작해 해외에까지 배포했다는 데 있다. 이 지도집은 국·영문 각 1500부씩 총 3000부가 제작돼 각국의 주한 대사관에도 배포됐다. 게다가 지난 25일 국토지리정보원은 이 지도를 전세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국·영문으로 별도의 국가지도집 사이트(atlas.ngii.go.kr)까지 만들어 올려 놓기까지 했다.

우리나라 지리 정보를 집대성했다는 ‘국가지도집’마저 졸속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리정보원은 2006년 국·영문으로 제작한 ‘대한민국 주변도’에서도 백두산을 의미하는 삼각형 기호와 천지를 의미하는 파란색 점 모두 한반도의 경계선 바깥, 즉 중국에 속하는 것으로 표기한 사실이 중앙일보에 의해 알려진 후 여론의 호된 비난을 산 바 있다.

지리정보원은 국토해양부 산하 기관으로 국가기본도 제작 등 국가 지리정보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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