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10만명 필사의 탈출-대학살 공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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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키갈리.나이로비 外信綜合=聯合]르완다 남서부 키베호 난민촌에서 22일 정부군이 최소한 2천여명의 후투族 난민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포에 질린 난민 약 10만명이 24일 필사의 탈출에 나섰다.
나이로비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레이 윌킨슨대변인은 부녀자와 어린이,부상자와 병자등 난민 10만여명이 소지품들을 버린채 진흙길을 걸어 키베호 난민촌에서 동쪽으로 32㎞ 떨어진 부타레 난민촌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들 의 피난 행렬이 수마일에 걸쳐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르완다 당국은 난민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르완다 정부군은 24일 후투족 난민들을 트럭에 태워 강제로 귀환시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타레에 수용된 후투족 난민들에 대해 투치족 주민들이투석을 하거나 구타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고향으로 강제귀환되는난민들에 대해서도 돌을 던지는 모습이 목격돼 경우에 따라 새로운 학살이 자행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편 르완다 유엔지원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엔평화유지군의 기 투시냥 총사령관이 23일 키베호 난민촌을 방문했으며,『보다과학적 계산을 거쳐 사망자수를 2천명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유엔은 사망자수를 5천~8천명으로 추산했었 다.
UNHCR 대변인은 키베호 난민촌에 나가있는 유엔 관계자들의보고를 인용,23일 투치족 중심의 르완다군이 난민에게 이날 오후 6시까지 항복할 것을 명령했으나 2백여명의 후투족 난민들은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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