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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판"모래시계" "바람의 아들"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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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모래시계』를 연상케하는 새 드라마가 KBS에서 제작되고 있다. SBS의 빅히트작 『모래시계』를 떠올릴 만큼 시대배경이나무대가 엇비슷한 이 드라마 시리즈물은 KBS-2TV 제작진들에의해 9월 방송을 목표로 5월초 본격촬영에 들어간다는 스케줄 아래 일부 대본수정작업과 제작준비가 한창인 『바람 의 아들』.
우선 시대배경이 『모래시계』와 공교롭게도 거의 일치한다.드라마의 무대도 비슷하다.『모래시계』의 경우 주무대가 서울이긴 하지만 광주지역은 주무대 이상의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바람과 아들』의 주무대는 군산 항구.자연히 브라운관에서 사용되는 언어도 역시 향토색 짙은 남도 사투리다.언어의 맛이 서로 엇비슷할 수밖에 없다.
군산항구 일대의 주먹세계를 보여줄 『바람의 아들』은 한술 더떠 일본 폭력단까지 드라마에 등장시킬 계획이다.또 국회의원선거를 둘러싼 정치권의 암투와 검은 뒷거래도 들춘다.
그렇다면 드라마의 이야기 골격은 어떤가.
『바람의 아들』은 어릴적 헤어진 두 형제가 입양으로 성이 달라지면서 서로 다른 인생 길을 걷다가 한 여자를 사이에 놓고 갈등한다.「친구」가 「형제」로 바뀌었을 뿐 모래시계의 이야기 기본구도와 너무나 흡사하다.
드라마의 길이는 총 20부작.당초 24부를 방송한 『모래시계』와 같은 분량으로 짰다가 편성상의 문제 때문에 다소 단축되긴했지만 방송분량도 그게 그거다.
그러나 KBS 제작진들은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이 드라마를 기획한 이윤선부주간은 『얼핏보면 모래시계와 유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소재.기획.접근방식 모두 모래시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잘라 말한다.같은 대본을 놓고도 연출이 다르면 다른 작품인데 『무슨 소리냐』는 것이다. 백보 양보해서 외견상『모래시계』를 연상케하는 비슷한 「재료」를 쓰더라도 결과는 전혀 색다를 것이란 설명이다.
예컨대 『모래시계』가 다분히 사회적문제를 다루었다면 『바람의아들』은 한마디로 「휴머니티」를 집중적으로 다룬 드라마라는 지적이다. 『모래시계』가 시종일관 우울한 푸른색조의 무거운 분위기 일색이었다면 『바람의 아들』은 보다 코믹하고 웃음이 섞이는「환한」드라마라는 점도 차이점으로 꼽는다.
벌써부터 화제를 뿌리고 있는 KBS의 야심작 새 미니드라마의연출은 미니시리즈 『도둑의 아내』를 맡았던 기대주 김종식PD.
작가는 『마지막승부』와 『내일은 사랑』의 손영목씨.캐스팅도 거의 끝나 손창민.이병헌과 영화 『장군의 아들』의 신현준이 결정됐고 최근 주가를 한창 올리는 이승연이 주연급으로 막판 협의중이다. 「재료」가 엇비슷한 이 드라마가 과연 『모래시계』와 얼마나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질지 벌써부터 자못 궁금하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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