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南國校미래형교육>中.영어 노래와 행동으로 익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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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히커리 디커리….』 영어노래를 부르며 손가락을 꼽아보는 어린이들. 혀를 차며 시계가 똑딱거리는 소리를 흉내내고 찍찍거리는 생쥐 시늉도 하는 모습이 사뭇 즐겁다.책상마다 헤드폰이 걸려 있는 어학실만 아니라면 오락시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광양제철남국교 3학년2반 어린이들의 영어수업시간.영어노래를 거침없이 부르고 선생님의 질문에 곧잘 대답하는 어린이들의 책에는 온통 귀여운 동물이나 어린이들의 생활주변을 익살스레 표현한그림들뿐.영어 문장은커녕 단어도 거의 없다.
영어전담 조은희(曺銀姬)교사가 간간이 섞어쓰는 영어단어들과 『참 잘했어요(Very Good)!』『한번 더(Once more)!』 등 짧은 말들만 들릴뿐 영어를 읽거나 쓰지도 않는다.
1학년 때부터 매주 한시간씩 영어수업하는 이 학교 어린이들은고학년이 되어 영어에 대한 감각이 제법 생긴 후에야 조금씩 글자를 익히기 시작한다.그나마 낱낱의 철자가 아니라 영어단어의 윤곽을 통째로 익힌다.
영어를 「지식」이 아닌 「행동」으로 경험하며 부담없이 재미있게 배우도록 하는 교재와 교육과정을 개발한 주인공은 포항공대 김병훈교수를 비롯한 37명의 한국인 박사 외에 미국인 박사.전문가 17명,국민학교 영어교사 8명등 80여명.지 난 90년부터 2년동안 1억8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한 「포철 초등영어」프로그램 이외에 학년별 영어교과서,노래테이프 36개,영어와관련된 몸동작.손동작 등을 담은 비디오테이프 1개가 93년부터이 학교를 포함한 제철학원 산하 4 개 국교에서 활용되고 있다. 어린이들은 영어수업 외에 매주 목.금요일 아침자습시간에는 학년별로 필요에 맞게 재구성한 영어 비디오테이프를 각 교실 에서 시청한다.
영어 전담교사 3명은 모두 중등 영어교사 자격증 소지자.
특별 세미나와 워크숍뿐만 아니라 몇개월씩 해외연수도 다녀오는등 본격 조기 영어교육을 위해 끝없이 스스로 배우는 것도 이 학교 어린이들이 유독 자연스럽고도 정확한 영어회화를 익히는 비결이다. 曺교사는 똑같은 내용이라도 5~6학년보다 1~2학년 어린이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발음도 한결 정확한 것을 볼 때마다 조기영어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은 눈치로나마 외국어를 이해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때 특별한 즐거움을 느낍니다.졸업전에 정확한 발음을 익히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씻는다면 회화위주 조기영어교육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겠지요.』성적에 반영하는 영어시험을 절대로 치르지않아 어린이들이 영어를 어렵고 골치아픈 공부로 느끼지않게 하는 것도 이 영어교육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강점이라고 曺교사는 강조한다. [東光陽=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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