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커도 곳곳 암초 ‘MB 증시’ 첫날은 웃었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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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새 정부 첫날, 주가는 1700선을 회복했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일자리 창출과 7%대 고성장을 내세운 새 정부 출범 소식이 증시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이제 5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수혜주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쉽지는 않을 것”=산뜻한 출발이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인 해외 경제와 증시 흐름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로 빚어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실물 경기에까지 영향력이 파급되는 상황이다. 하반기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증시만 놓고 보면 신정부가 전 정권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변수는 안 좋은데 갈수록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한도가 완전히 폐지(1998년 5월)되기 이전인 김영삼 정권 시절 0.21에 불과하던 국내 증시와 세계 증시의 상관관계는 노무현 정권 들어 0.65까지 높아졌다. 1에 가까울수록 주가가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게다가 노무현 정권 시절 5년간 코스피지수는 170% 넘게 올랐다. 이전까지 시장에서 통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구식 논리가 돼 버렸다. 신정부 출범이 증시에 큰 호재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 팀장은 “신정부 효과로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종목이 수혜?=그래도 어떤 종목이 수혜를 입을지는 투자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전통적으로 노무현 정권을 제외하고는 정권 초기 대부분은 전기전자와 증권·보험 등 금융 업종이 강세를 나타내며 증시를 이끌었다.

우선 새 정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테마는 대운하다. 이날 대운하 관련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화공영이 11.56% 하락한 것을 비롯, 신천개발(-9.87%)·삼호개발(-7.65%)·모헨즈(-6.98%) 등의 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제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 건설주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한화증권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도심 재개발 사업 확대, 대운하 건설, 주택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건설 업종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신정부의 4대 화두로 ▶금산분리 완화 등을 통한 친기업환경 조성 ▶금융산업 변화와 재편 ▶환경산업 정책 구체화 ▶에너지 산업 발전을 제시하며 관련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대신증권은 신정부의 네 가지 산업 트렌드는 블루오션 산업(바이오·제약), 교육 관련주, 에너지·환경 관련주, 대운하·재건축 관련주라며 한미약품·메가스터디·동양제철화학·GS건설 등을 추천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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