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3번 타자로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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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24일 단국대와의 평가전 7회 1사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타이중=연합뉴스]

‘3번타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이승엽(32·요미우리) 활용법이다.

김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3월 7~14일)이 펼쳐지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4일 단국대와의 평가전에서 이승엽을 1루수 겸 3번타자로 출장시켰다. 4번 대신 3번을 내준 것은 “이승엽에게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수술을 받았던 왼손 엄지가 신경이 쓰일 법도 했지만 이를 무릅쓰고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엽에 대한 배려다. 대표팀 소집 후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합류한 것만으로도 타선에 무게감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보여준 대표팀에 대한 헌신으로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김 감독은 “감독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이승엽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평소 기량을 생각하면 좌타 거포 이승엽을 4번 타순에 배치하고 우타자 김동주(두산)와 이대호(롯데)를 앞뒤로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클린업 트리오다. 하지만 아직 손가락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고,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는 이승엽에게 다양한 주문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 감독은 “이승엽을 4번타자로 기용해 큰 것 한 방을 요구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3번 타순에서 단타 위주의 타격을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주와 이대호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4번타자로 기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다섯 차례 평가전을 더 치른 뒤 7일부터 3장 걸린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고 남아공·호주·멕시코·스페인·독일·캐나다·대만과 차례대로 맞붙는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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