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변화하는의식>달라지는 결혼풍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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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본인이 결혼할 당시 실제로 들었다는 결혼비용도 젊은 층일수록늘고 있다.50세이상층에서는 현재 물가수준으로 환산해 볼 때 평균 3백9만원정도 들었다고 회상한다.40대 5백73만원,30대 1천1백19만원,20대는 1천5백60만원이 소요됐다고 한다.이는 주거비용을 제외한 액수다.다행인 것은 신세대로 내려올수록 대부분의 혼수를 부모가 준비했다는 커플이 줄어드는 추세라는점이다(20대:45.1%,30대:53.6%,40대:53.2%,50세 이상:73.2%).지금 신 세대들은 직장부터 잡은 후에결혼을 하기 때문에 혼수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존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혼관도 바뀌고 있다.신세대들 중 궁합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견해는 40.2%.그 필요성에 대해 기성세대들보다 인색한 입장이다.또한 과반수가 궁합이 나빠도 개의치 않고 결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63.2%).이들은 연상의 여인과의 결혼에 대해서도 별 문제없다(67.0%)는 시각을 갖고 있다.기성세대의 보수적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30대:56.9%,40대:46.7%,50세 이상:29.2%).실제로 이중 어떤 상황이 발생한다면부모,자식간에 반목이 생길 수도 있 다.
***“궁합 나빠도 결혼” 63% 자녀의 결혼상대가 마음에 안들어도 자녀의 의사에 따르겠다는 신세대는 33.6%로 이전세대에 비해 개방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그러나 자녀의 결혼에 양보하기란 이들 신세대에게도 쉬운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자신들은 대부분 연애결 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33.6%를 제외한 나머지 66.4%는 자녀를 설득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보겠다는 태도를 취한다.결혼해 부모입장이 되어보니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20년,30년전의 결혼풍습이 신세대의 감각에 맞을리 없다.이들은 연애결혼을 당연시하며 궁합,상대의 나이등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가치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예물보다는 자동차를 필요로한다.또 부부가 함께 「노력해 갖춰나가기」보다는 「미리 준비해」시작하려고 한다.또한 이들은 결혼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러방법을 잘 알고있는 탓에 부모에 대한 결혼자금의존도도 적어지는추세다.독립적이고 현실적인 세대들이다.
연애를 하는 자녀를 보는 부모와 사랑에 빠진 자식들의 생각은차이가 날 수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문제로 발전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우리의 부모,자식관계가서구에 비해 매우 끈끈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부모와 자식의 인생이 다르지 않은 것이다.
자식의 결혼을 둘러싼 부모의 욕심과 자유로워지고 싶은 자녀의희망은 갈등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과거와 달리 부모의 가치관을무조건 자식에게 주입시키기 어려운 시대에 가족간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한 시기다.결국 자식 꺾을 부모가 없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는 스스로의 선택이 우선하는 만큼 경제적 자립력을 더욱 키워나가는 노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의 전체적인 조류 변화는 개개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밀려오는 파도와 같은 것이다.
***金 杏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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