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사진작가 3년째 장학금 "40년전 공납금 빚 갚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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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3일 전남 화순군 춘양중 입학식은 신입생이 8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신입생 모두 장학금 받았기 때문이다.

이 학교 2회 졸업생인 류재정(68.영암 동아인재대 초빙교수.서울 노원구)씨가 입학식에 참석해 신입생들에게 직접 10만원씩의 장학금을 건넸다.

이장훈 춘양중 교장은 "학생들이 자신감있게 중학 생활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류씨는 200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2명.15명의 신입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영암이 고향인 류씨는 초등학교 때 부모를 여의고 이모집이 있는 화순으로 와 춘양중을 다녔다. 하지만 이모 네도 어려운 살림에 공납금을 댈 수 없었다. 졸업 이후 40년이 넘도록 학자금을 내지 않고 학교를 다닌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류씨는 신아일보 기자.해병대 청룡부대 보도사진 실장을 지냈고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1998년부터 동아인재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화순=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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