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여윳돈 5000만원 어떻게 굴려야 할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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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Q : 전남 목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투신사 MMF에 5000만원을 넣어 놓고 있는데, 이 돈으로 아파트 대출금을 먼저 갚아야 할지,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게 좋은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또 첫째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는 2~3년 후 남악신도시나 광주광역시로 옮기고 싶은데 어느 곳이 좋을까요.

서모(39)씨는 부인과 초등학교 다니는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몇 년 전 시작한 사업이 자리를 잡아 한 달 수입이 800만원쯤 된다. 이 돈으로 생활·교육비 200만원, 보장성 및 연금보험료 195만원, 장기주택마련 저축 등에 2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A : #빚부터 먼저 해결

아파트를 살 때 빌린 대출금은 가능한 한 빨리 상환하는 것이 좋다. 서씨가 살고 있는 목포 아파트(191㎡) 시세는 1억3000만원가량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금이 5000만원이나 된다. 그 이자가 연 6.5~7%로 MMF 수익률(5% 내외)보다 높다. 이자 수익보다 아파트 이자로 나가는 돈이 더 크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출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처가 있을까. 현재 시중에서 수익이 7% 이상 나는 투자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증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떨어지다가 올 들어서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반면 금리는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가 더 낫다

남악신도시는 2~3년 후 입주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아파트 입주는 이미 시작됐지만 지금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주민 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도 크게 미흡하다. 대중교통 수단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금융기관이나 학교도 부족해 2010년은 돼야 신도시 면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투자 측면에서 봐도 그렇다. 현재 남악신도시 140㎡ 규모 아파트의 시세는 2억5000만~2억8000만원으로 분양가 선에 머물러 있다. 이쪽으로 이사 가는 것은 향후 발전 속도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아파트 시세와 교육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주거지를 옮길 생각이라면 광주가 더 낫다는 생각이다. 광주시 남구의 경우 145㎡ 아파트의 시세는 1억6000만~2억2000만원 정도로 남악보다 싸다. 여유자금이 더 있다면 상무지구 아파트도 괜찮다. 아파트촌이 형성돼 있는 데다 주민 생활수준이 높고 교육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관공서·금융기관·도로 등 도시 기반시설도 잘 돼 있다. 가격은 광주 남구에 비해 비싼 편이다. 148㎡ 아파트의 시세는 2억2000만~2억4000만원 선이다.

#통장에 이름표를 붙여라

훌륭한 재테크 방법은 투자 수익을 따지기보다 돈이 새나가지 않게 저축하는 것이다. 수입을 주택·교육·노후 자금으로 적절히 나눠야 한다. 무작정 통장을 만들고 필요 때마다 해지해서 쓰면 재무 목표를 잃어버려 돈이 모이지 않는다. 저축할 때 통장마다 재무 목표별로 이름표를 달아 저축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씨는 생활·교육비와 부모님 용돈을 제외하고도 550만원의 저축 여력이 있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지 스스로 재무 목표를 정해야 한다. 가령 3년 후 3억원 마련을 목표로 한다고 하자. 3년 후 3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했을 때 8000만원을 만들면 된다. 현재 아파트와 저축액을 합치면 2억2000만원이라서다. 이 돈을 만들기 위해선 매달 200만원을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적립식 펀드에 넣어두면 된다. 또 세 자녀의 대학자금으로 각각 5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월 102만원을 적립해야 한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도 필요하다. 60세에 은퇴해 사망 때까지 매월 200만원씩 지출한다면 지금부터 매월 165만원씩 저축해야 한다. 자녀들의 해외 어학연수를 위해 1인당 월 10만원씩 적립식펀드를 들어놓는 것도 좋다.

#중복 보험은 해지하라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저축성 보험과 보장이 중복되는 보장성 보험은 해지한 후 노후자금 등 목적자금으로 전환하자. 서씨가 가입한 7년 만기 저축성 보험은 비과세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 해지한 돈(100만원)은 자녀 교육자금용으로 저축하는 것이 좋겠다. 서씨가 피보험자로 돼 있는 정기보험(월 보험료 14만원)도 해지를 권한다. 이 보험은 사망 때 1억원을 지급받는 내용인데 이미 다른 보험에서 보장하고 있어서다. 만기에 기납입된 주계약 보험료를 전액 환급받지만 가계에 큰 도움은 안 될 것이다. 이 돈은 노후자금으로 쓰자. 현재 월 25만원인 연금보험 불입액도 40만원으로 늘리는 게 좋다. 변액유니버설 보험과 연금보험은 노후를 위해 유지하도록 한다. 

정리=이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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