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곡 ‘아! 숭례문’을 만든 작곡가 정산씨<右>와 이 노래를 작사하고 노래하는 심수경씨가 18일 송파구 방이동 짐(ZIM)스튜디오에서 연습하고 있다. [사진=양영석 인턴기자]右>
노래에는 숭례문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절절하게 녹아 있다. ‘미안하구나 너를 지켜주지 못하고 이렇게 가슴만 태우니….’
심씨는 숭례문 화재 직후 한 무용인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불타 버린 숭례문 앞에서 살풀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만들 결심을 했다고 한다.
“숭례문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그 소중한 존재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시로 썼어요. ‘나의 사랑 박정희’ 녹음 작업에서 알게 된 정산씨에게 그 시를 노래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죠. 가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노래로 숭례문을 추모하고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에서 10년간 거주하다가 지난 연말 귀국한 정산씨에게도 숭례문 화재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방송사 PD, 방송 작가, 작곡가로 활동했던 그는 귀국하면서 한국인의 정신 문화를 지키는 일에 전념하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아! 숭례문’ 작곡이 그 첫 작품이 된 셈이다.
정씨는 지하철에서 악상이 떠올라 5분 만에 곡을 써 내려갔고 17일 녹음을 마쳤다. 정통 트로트 멜로디에 녹아든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나라의 상징을 잃은 안타까운 마음을 잘 표현했다. ‘아! 숭례문’은 19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무료 배포된다.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한 심씨의 새 앨범은 다음주 발매된다.
글=정현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