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4엔만 더 떨어지면 美.日 실질GDP 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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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엔화 값이 크게 오르자 일본금융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조금 더가면 국내총생산(GDP)에서 美.日 역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GDP는 한 나라 경제력을 상징하는 지표로서 중견 증권회사 계열연구소등의 분석에 따르면 엔고가 달러당 79.55엔까지 이르면 일본의 실질GDP는 미국을 상회,세계 제1위가 된다는 것이다. 환율이 1달러 1백30엔대 전반이었던 90년 일본의 GDP는 미국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지만 미국의 인구가 일본의 약2배임을 감안하면 이때 이미 국민1인당 명목GDP는 일본이 앞서기 시작했다는 것.
그러다가 최근 엔화가 급등하자 인구차와 관계없이 나라의 총력(總力)인 GDP가 역전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94년도 명목GDP(일본은 94년7월~9월기로 환산한 것)로비교하면 현재 달러당 84엔 수준에서 미국은 6조7천3백84억달러인데 비해 일본은 5조5천8백62억달러로 만일 엔고가 69엔까지 간다면 역전하게 된다.
실질GDP는 더욱 차이가 적어져 현재의 환율로 이미 일본이 미국의 95%까지 따라잡고 있으며 환율이 달러당 80엔을 돌파해 79.55엔이 되면 미국의 실질GDP 5조3천4백억달러를 일본이 능가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일본인들이 실감하는 엔고의 「풍요로움」은 해외여행이라든가 백화점의 수입품에 대한 「엔고차익환원 세일」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GDP에서 차지하는 수입의존도가 5%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유럽의 4분의1,미국의 절반밖에 안돼 근본적인 시장개방과 규제완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엔고혜택은 기대할수 없는 형편이다.오히려 엔화가 올라 GDP가 커지게 되면 그만큼유엔의 분담금도 늘어나게 되는등 일본의 GDP 1위는 결코 기뻐할 것이 못된다는 분석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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