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지역 초.중학생 아르바이트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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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요일인 지난2일 오후 일산신도시 O중 3학년 韓모(16)양은 어머니에게 『친구집에 간다』며 인근 미장원으로 달려갔다.머리를 자르러 간 것이 아니라 미장원홍보 전단을 받기 위해서다.
지난달 광고전단을 돌리다 어머니 친구에게 들켜 어머니로부터 『한창 공부할 때에 무슨 아르바이트냐』며 잔뜩 꾸중만 들었지만韓양은 지난 겨울방학부터 시작한 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계획이없다.오후 2시간동안 아파트 10개동에 전단을 돌리면 韓양 손에 쥐어지는 돈은 1만원.韓양은 평소 입고싶은 6만원짜리 일본제 M브랜드옷을 사기위해 앞으로 서너차례 이 일을 계속할 작정이다. 분당신도시 모중 1학년 李모(14)군은 『게임팩을 사기위해 부모몰래 인근 G비디오오락실 광고전단을 일요일마다 돌리고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중동신도시 Y중국집.P피자집의 경우 『돈뿐 아니라 오토바이를 멋있게 몰고 싶다』며 배달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나선중3 학생이 2명씩 일하고 있다.
선전용 전단이나 판촉용 병따개를 배달하면 일당 1만원,세탁물배달은 1시간30분에 5천원,스티커부착은 시간당 5천원,비디오테이프 배달은 시간당 2천원,바닥장판 떼어내는 인테리어아르바이트는 일당(日當)2만원을 번다.
일산 O중 2학년 鄭모(15)군은 『우리반 56명중 20명정도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고등학생은 아파트출입이 어려운데다 요령을 피워 쓰레기통에 전단을 버리는 경우가 많아 상점들도 중학생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주임 李모(55)교사는 『요즈음 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학업에 필요한 용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고가 소비제품이나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한 성격이 짙어 교육적인 차원에서 단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金玄基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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