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미국대선] 공화, 본선 앞으로·민주, 끝 모를 예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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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인 상원의원<左>이 14일(현지시간) 보스턴 기자회견장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왼쪽사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右>이 13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호별 방문을 하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보스턴·샌안토니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4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롬니는 ‘수퍼 화요일(2월 5일)’ 경선에서 7개 주에서 승리하는 등 선전했으나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매케인에 크게 뒤지자 경선을 포기했었다.

롬니가 매케인을 지지함에 따라 매케인의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본지 2월 10일자 3면 ‘매케인 누구인가’ 참조).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이젠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몬교로 보수성향이 강한 롬니는 경선 과정에서 중도성향으로 ‘이단아(maverick)’라는 별명을 가진 매케인을 강력히 비판했다. 매케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반대했고, 불법이민자를 구제하는 법안을 낸 것 등을 지적하며 공화당의 본류를 이끌 수 없는 인물이라고 공격했다.

그런 그가 이날 매케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그리고 “위기의 시대에 나라를 지도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은 바로 매케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같은 정당 소속으로 이제 하나가 됐다”며 당의 단합도 강조했다. 매케인은 “이제 당과 나라를 위해 함께 진군하자”며 11월의 본선에 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매케인은 롬니뿐 아니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등 한때 선두 경쟁을 벌였던 주요 대선 주자들의 지지를 확보했다. 허커비가 계속 도전하더라도 매케인을 이길 순 없는 상황이다. 매케인은 현재 대의원 817명(AP통신 집계), 허커비는 231명을 획득했다. 롬니는 자신이 확보한 대의원 282명에 대해 매케인을 지지하라고 권유했다. 매케인이 롬니의 대의원까지 얻으면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숫자 1191명에 육박하게 된다.

힐러리는 ‘수퍼 화요일’ 경선 지역 중 개표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던 뉴멕시코에서 최종 승리했다. 그는 다음달 4일 열리는 오하이오·텍사스 등의 경선에서 이기면 오바마에 뒤져 있는 판세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4일 공개된 퀴니피액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하이오에서 힐러리(54%)는 오바마(34%)를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가 전국 지지율에서 힐러리를 추월한 데다 오하이오·텍사스에서도 힐러리를 추격하고 있는 만큼 누가 3월 4일의 주인공이 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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