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디카밀로에게 뉴베리 상의 영예를 안겨 준 복덩어리 데스페로는 출생부터 심상치 않다. 모성애라고는 눈 씻고 봐도 찾기 힘든 쌀쌀맞은 엄마한테 태어난 녀석은 이름조차 절망을 의미하는 데스페로다. 절망 한 자락을 부여잡고 태어난 연약한 녀석이 어떻게 절망을 넘어 자기만의 삶을 창조하고 영위해 나가는지 지켜보게 만드는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축복인 동시에 가혹한 형벌이기도 한 법. 데스페로는 쥐 주제에 도서관을 드나들며 인간 공주하고 사랑에도 빠지는 별종이다. 친구들보다 탁월할 것을 끊임없이 종용 당하는 동시에 다른 아이와 조금이라도 다른 듯하면 당장 요주의 인물이 되는 모순 속에 갈팡질팡하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친구가 아닐 수 없다.
작가는 우스꽝스럽기도, 사랑스럽기도, 때로는 안쓰럽기도 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을 별난 사랑의 족적으로 능숙하게 안내한다. 그렇다고 재미난 스토리를 읽는 즐거움에만 눈 팔린다면 활자만 훑은 셈. 누구에게도 좌지우지 당하지 않고 내 삶을 ‘나만의 색깔’로 색칠해 가는 독창적이고 당찬 용기 한 수까지 보너스로 얻게 되기를.
조지프 로의 『생쥐를 초대합니다』(다산기획)에는 입맛 다시며 생쥐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 음흉한 고양이가 등장한다. 무자년 새해를 열어준 영리한 서생원께서 호락호락 당할 리 만무. “친구를 데려가도 되나요?” 생쥐의 순진한 물음에 고양이는 ‘오호라, 맛난 식사가 이 인분씩이나?’하고 쾌재를 부른다. 하지만 생쥐가 지칭한 친구란 과연 누구였을까? 고정관념에 발목 잡힌 독자라면 통쾌한 반전의 반전을 즐기시라. 두 작품을 통해 올 한 해를 멋지게 살아갈 지혜를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상 연령은『생쥐 기사 데스페로』는 10세 이상, 『생쥐를 초대합니다』는 7세 이상의 동화 속 생쥐처럼 사랑스러운 어린이들과 맹랑하고 지혜로운 새끼 생쥐에게 번번이 당하는 고양이 엄마들.
임사라<동화작가> romans828@naver.com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