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충무등 조개양식지 貝毒플랑크톤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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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나라 해안에서 자라는 식용조개류의 독성과 그 발생 여건에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져 국민보건 향상과어민들의 양식.채취시기 조절에 큰 도움을 주게 됐다.
국립수산진흥원은 최근 전국 주요 조개양식지에 대한 3년여에 걸친 조사.연구를 통해 조개의 각종 독성과 이들 패독을 유발하는 플랑크톤의 분포.생태등을 종합적으로 구명했다.
마산.여수.목포.군산.대천.인천.포항.주문진 앞바다등 주요 8개 해안에 대한 이번 조사에서 조개의 독화(毒化)현상이 가장심하게 나타난 곳은 진해만의 서남부해역인 것으로 밝혀졌다.이외에 충무.여수.목포 인근해역에서도 상당량의 패독 플랑크톤이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시기별로는 남해안의 경우 대개3~5월 사이에 패독현상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이 기간의 수온이 섭씨 6~18도여서 패독성 플랑크톤이 살기에 적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또 설사를 일으키는 일부 패독의경우 7~8월 사이에 높은 빈도로 출현하는 것도 있어 이 시기에 채취와 유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개의 이같은 독화현상은 조개가 먹이로 삼는 일부 독성 플랑크톤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아직 독성 플랑크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조개를 독화시키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다만 조개는 독성 플랑크톤을 먹더라도 성장등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지만 이 조개를 사람이 먹을 경우 각종 유형의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의 이번 조사결과 국내의 패독은 총 13종류로 「고니오톡신」계열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니오톡신은 미국 등지에서 주로 나타나는 「삭시톡신」보다 독성이 다소 약하지만 심할 경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패독으로 국내의 경우 과거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그간 외국에서만 문제가 됐던 설사성 패독이나 기억 상실성 패독을 일으키는 독성 플랑크톤도 국내 해안에적지 않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패독조사와 함께 조개의 독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연구됐는데 ▲플랑크톤이 축적된 조개의 장(腸)부위를 제거하고 ▲수돗물에 10~20분 이상 담근후 ▲끓여 먹는 것이 패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조개의 패독은 열은 물론 산도(酸度)변화에도 강해 추후 좀더 근본적인 해독법이 연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수산청은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패독 빈발기인 3~4월 양식해안에 대한 조사를 더욱 강화하고 이상징후 발생 때 조기예보 조치를 철저하게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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