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은 허니문 선거 … 앞으로 20년 정치지형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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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에서 4·9총선은 1987년 이후 20년 만에 찾아온 ‘허니문 선거’로 향후 20년의 정치 지형도를 좌우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허니문 선거’란 대선과 총선이 맞닿아 있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다.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압승할 경우 이른바 ‘청계천 정치’가 대통령 리더십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연세대 진영재(정치외교학) 교수는 15일 한국정치학회와 관훈클럽이 여는 ‘이명박 정부의 과제와 시대 정신’ 학술회의를 앞두고 14일 미리 공개한 발제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진 교수는 “허니문 선거에선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당이 유리하지만, 몇 가지 변수가 있다”며 “대통령 리더십이 불안하게 비쳐질 경우와 대통령 당의 내부 갈등이 심해질 경우 등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따로 찍는 1인2투표제도 변수가 된다고 했다.

진 교수는 이어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청계천으로 대표될 수 있는 ‘공급 측면의 정치’가 뚜렷해질 거라고 예상했다. 청계천 개발은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여 국민 호응을 얻은 경우다. 이명박 당선인을 상징하는 이런 리더십은 국민 여론에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대통령이 옳다고 하는 일을 추진한 뒤 재신임을 묻는 공급의 정치 형태라는 것이다.

경희대 임성호(정치외교학) 교수는 또 ‘시대 상황과 국정 모델의 조응’이란 발제문에서 “현 시대 정신은 보수가 아니라 탈이념”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대선에선 이념적 이슈보다 경제 등 실용 문제가 유권자들에게 다가갔으며, 따라서 이념이 시대정신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토론회에는 정진민 명지대 교수와 윤성이 경희대 교수 등 8명이 주제 발표를 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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