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6.27향해뛰는사람들>2.民選 대구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구는 예측불허의 접전지가 될 것이 예상된다.「TK정서」때문에 일방적으로 밀릴 것으로 예상됐던 민자당이 의외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TK정서라는 것도 아직은 생각밖으로 큰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30일 현재 대구판세는 민자당 조해령(曺海寧),신민당 김복동(金復東),무소속 문희갑(文熹甲)의 3자대결 양상이다.정호용(鄭鎬溶)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오면 빡빡한 4파전으로 나타난다.어느 누구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그러나 과연 김복동의원이 출마할지,정호용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올지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변수가 더 작용할 수밖에 없다.
관심의 초점은 과연 야권이 「反민자 연합전선」을 구축해 단일후보를 낼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단일 무소속후보」,민주.신민.자민련의 「연합공천」,박철언(朴哲彦)前의원이 주도하는 「나라와 고향을 사랑하는 모임(나고모)」과 김종기(金 鍾基)前의원이 속해있는 「무소속 연합회」의 연대후보등 여러가지 모양의 야권 「힘합치기」성사여부가 6.27대구 시장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조사됐다.여기에 「TK정서」라는 거센 바람이 불게 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 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유권자가 무려 61.5%(서울 57.3%)나 돼 어느 지역보다 치열한 인물싸움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이 29,30일 이틀간 대구의 유권자 2천5백51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장 가상 워게임」을 실시한 결과 무소속 후보의 출마구도에 따라 선거결과는 크게 차이날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상후보자들의 종합지지율을 보면 김복동(13.7%)대표가 약간 앞선 가운데 조해령(11.9%),문희갑(10.6%),유수호(9.9%),정호용(9.2%),이상희 順으로 서열매김이 정해지기는 하나 그 격차가 매우작아 도토리 키재기다.
현시점의 예상투표율은 63.0%.
14대 총선때의 투표율 64.7%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며,작년 8월2일 수성(갑)보궐선거때의 투표율 47.0%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후보가 확정된 조해령 前시장과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을 대상(그림.가상대결1)으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조해령.김복동.문희갑의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曺前시장이 약간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가상대결1 구도에서 출마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은 김상연(金相演)대구시의회의장과 김종기 前의원이 빠진다면(대결구도 2)마찬가지의 3파전 상황에서 김복동대표가 약간 유리해진다.
가상대결1 구도에 정호용의원이 가세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4파전으로 판 짜임이 바뀌고 反민자 거물급들의 난립으로 曺前시장에게 상대적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는 보이나 한치앞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히 맞선다(가상대결 4).
자민련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유수호(劉守鎬)의원은 종합지지율이나 여러가지 가상의 대결구도에서 10% 내외의 고정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지지기반의 탄력성이작은 탓에 종합지지율에서 4위를 차지함에도 불구 하고 曺.金.
鄭.文의 4파전 대결구도에 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자민련의지지도(4.5%)가 낮은 것도 劉의원을 힘들게 만드는 것으로 해석된다.다만 민주.신민.자민련이 연합공천후보를 낼 수 있다면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혹시 연합공천 후보로 정해진다면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가능해진다(가상대결 5).
가상대결 5의 구도가 전개된다면 민주당도 대구에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민주당 지지도는 10.2%.이제 막 새롭게 출범한 신민당(4.7%)이나 자민련의 지지도보다 상대적으로 높으나 신진욱의 득표력(5%내외) 이 한계를 갖고 있는 현상황에서 볼 때 이기택(李基澤)총재에게는 군침가는카드가 아닐 수 없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자주 접촉해온 「나고모」의 박철언,한병채(韓柄寀)前의원과 「무소속 연합회」의 김종기.오한구(吳漢九)前의원은 지난 27일에도 「反민자,非민주」TK정서를 등에 업고후보단일화를 모색하기 위한 회동모임을 가졌는데 이 경우 누가 출마할 지는 변수이나 두 진영이 합의한 출마자를 찍겠다는 유권자는 현재 5.9% 정도다(가상대결 6).이 시나리오에서는 유동층이 무려 48.5%로 증가하는데 이는 정호용.문희갑 지지자가 마음을 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朴前의원의 낙점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은 큰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보이는카드이기는 하나 만약 야권과 TK소외세력간의 「反민자 연합후보전선」을 구축해 무소속 단일후보를 내세우게 된다면 판세는 무소속 단일후보의 승리쪽으로 바뀔 것이다(가상대결 3).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민자당으로서는 고전할 것이 자명하다.조사결과가보여주듯 대구 선거판세의 계가가 쉽지 않은 이유는 조해령.김복동.문희갑.정호용 4후보 모두가 약 15%에서 20%내외의 가변적인 지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고,조합 모양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리기 때문이다.

<김행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