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TK정서의 본고장 대구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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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TK는 어디로 가는가.
민선 대구시장 선거를 불과 3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아직까지 대구지역 분위기는 가닥을 잡지 못한채 안개속에 휩싸여 있다.무소속 후보들이 속속 대구시장후보 출정식을 갖는등 선거열기가 점차 가열되자 오랜 정치경험이 있는 한 지역인사는 『대구지역의 정치색채가 여당도 싫고 야당도 싫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아직은 정당공천자보다 인물 중심의 무소속이유리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굵직굵직한 인사들이 무소속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의 대응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민자당후보로는 정호용(鄭鎬溶).유성환(兪成煥)의원등 정치권 인사가 거론됐으나 『정치인보다 행정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단체장에 당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내무장관을 지낸 이상희(李相熙)씨등 행정관료출신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신정부출범 이후 생겨난 이른바 「TK정서」라는 대구지역 특유의 정치분위기로 인해 『여권후보가 되면 오히려 대구시장선거에서는 불리하다』는 여론이 돌면서 李씨마저 후보수락을 완강히 거절했다.무소속 후보들을 압도할 중량급 후보를 구하지 못한민자당은 마침내 마지막 카드로 현직 대구시장인 조해령(曺海寧)씨를 출전시키기로 하고 27일 사표를 내도록 했다.
정당후보를 외면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밝혔거나 나올 것으로 보이는 인사는 문희갑(文熹甲)前청와대 경제수석,이해봉(李海鳳).이의익(李義翊)前대구시장,김상연(金相演)대구시의회의장 등이 꼽힌다.이처럼 무소속 후보들이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과 마찬가지로 야당도 인물난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고육지책으로 신진욱(申鎭旭)의원을 후보로 내세우고 있으며,새로운 세력규합에 나서고 있는 자유민주연합은 유수호(劉守鎬)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이번 선거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反민자 TK연합체」결성을 추진중인 「나라와 고향을 생각하는 모임」(나라모임)과「무소속 동우회」측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5,6共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朴哲彦)前의원과 지난해 동구보궐선거에서 여당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이긴 서훈(徐勳.무소속)의원이 이끌고 있는 「나라모임」은 김종기(金鍾基)前의원이 맡고있는「무소속 동우회」와 지난 25일 대구시내 모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양측이 통합해 이번 선거에서 공동전선을 펴기로 했다.
[大邱=金善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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