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의 내일-內閣制 깃발내건 정치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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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당 자유민주연합이 창당됐다.의원내각제를 깃발로 내건 새로운정당이 탄생한 것이다.김종필(金鍾泌)의원은 지난달 9일 민자당을 탈당한지 50일만에 자민련총재로 등장했다.
대전.충남을 기반으로 하는 자민련의 출범은 87년 대선당시의「1盧3金」지역정치구도를 재현한다는 의미도 있다.
민자당대표시절 JP의 위상이 정치적 종속변수였다면 이제 독립변수로 위상을 새로 확보한 셈이 됐다.
자민련의 우선 시험대는 6월지방선거다.자민련은 대전.충남지역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충북까지 석권할수 있으며 충청도출신이 많은 인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金총재의 내각제 구상은 지방선거 약진여부에 달려있다.
내각제를 바탕으로 지방선거후 정계개편 논의의 불을 댕기려면 선거를 통한 기반확보가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자민련은 외부인사 영입도 무차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대전.충남권의 민자당.민주당의원들은 JP바람에 시달리고있다. 자민련은 지역당 이미지를 벗기위해 TK지역에 집요한 손길을 뻗치고 있다.
지난 27일 전당대회에서 새로 김복동(金復東)대표를 선출한 신민당에 대해 개별입당을 손짓하고 있다.
故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딸인 근혜(槿惠).서영(書永)씨와도접촉중이라고 한다.민자당 공천에서 떨어질 경우 자민련에 입당하겠다는 사람을 포섭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선거를 앞두고 자민련의 정치실험인 「反민자 연합전선」 모색에도 적극적이다.JP는 탈당후 계속해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과 민주당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총재 취임사에서도 『필요하다면 우리와 노선과 의지를 같이하고 절대권력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합전선 구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쫓아낸 집권당에 맞서 야권의 전술적 연합을 강력히 표현한 것 같다.야권공조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자민련의 앞길에는 여러가지 난관이 있다.우선 지역할거주의를 우려하는 시각의 극복문제가 간단치 않다.현재 자민련 조직책은 충청권에 편중돼 있다.
서울은 44개중 6곳,경남은 23개중 1곳,호남은 39개중 1곳만 조직책을 선정한 실정이다.
박준규(朴浚圭)前국회의장을 최고고문으로 위촉했지만 TK와의 연합전선 구축은 여전히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金총재가 다짐한 신진인사영입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해 舊여권출신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그러나 돌아온 JP는 정치시계를 거꾸로 돌린다거나 지역구도 고착화라는 비판에는 아랑곳없이 「정치는 현실」이라며 재기를 자신하고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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