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히트 영향 드라마교실에 주부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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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래시계』가 주부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 놓았다.
지난 21일 오후6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작가아카데미 드라마교실.장안을 강타했던 『모래시계』의 작가 송지나(宋智娜)씨가 6개월동안 지도하는 이 강좌에는 3대1의 경쟁을 뚫은 45명의수강생들이 부푼 꿈을 안고 첫 강의를 듣고 있다 .5명중 4명이 여성인 수강생들 가운데 약 절반이 30~40대 주부들.밤 10시까지 계속되는 강행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열기는 오히려다른 이들을 압도한다.
집이 광주(光州)인 주부 김옥선(金玉仙.47.광주시북구도암동)씨는 낮 12시에 집을 나와 고속버스를 타고 이곳을 올 정도로 맹렬여성이다.
『드라마는 독창적이면서도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대중속에서 살아 숨쉬지 않으면 드라마라고 할 수 없죠.밥 짓고 빨래하는 주부들의 일상생활도 드라마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오후10시 송지나씨의 4시간 강의가 모두 끝나자 金씨는 다시 심야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집에 도착한 시간은 다음날 새벽3시.
『유명한 작가들의 창작비결등을 들어보면 작품을 쓰는데 도움이될 것 같아 큰 맘 먹었습니다.뭐 고생이랄 것까지 있겠습니까.
』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몰려드는 것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작가교육원.MBC방송문화원등 전문작가양성을 위한 다른 10여개 기관에서도 마찬가지.일부에서는 정원의 10배이상 수강생이 몰리다보니 서류전형.면접은 물론 작품까지 제출케 해 수강 생을 선발하기까지 한다.
특히 케이블TV가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하면서 관련 작가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주부들이 그 어느때보다 열성적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CBS방송문화원 장주철(張周哲.52)전무는 『일부 유선방송 프로그램 공급자들로부터 가능성 있는 신인작가들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월 4~5건씩 받고 있다』면서 『지금이 작가가 되기 위한 좋은 기회로 알려져 주부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들 작가교실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데뷔한 작가도 80여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중 주부가 절반을 넘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출신으로 MBC미니시리즈 『질투』등을 집필했고 지금은 SBS드라마 『사랑은 블루』『다시만날때까지』등을 쓰고 있는 주부작가 최연지(崔連芝.42)씨는 『드라마의 주시청층은 주부들이다.따라서 주부들의 가슴에 다가 가는 작품도 주부이기 때문에 쓸 수 있다』면서 작가를 꿈꾸고 있는 주부들의도전을 권했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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