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문화재청이 적심 진압 만류,화재 키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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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발생한 화재로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전소한 가운데 소방당국의 현장 초기진화를 문화재청이 제지하는 바람에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고 숭례문의 전면 소실로 이어졌다고 소방당국이 주장,파문이 예상된다.

11일 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있는 소방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날 화재가 진압되지 않는 이유는 남대문이 가지고 있는 복합 구조때문이라 밝혔다.

남대문은 '서까래-덧 서까래-적심-강화층(방수처리됨)-특수기와'의 형태로 구성돼 있는데 불의 주요 발생지점인 적심이 구조 상 중앙에 위치해 소방차 호스로 아래와 위에서 물을 뿌려도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현장 소방대원들이 발화지점인 적심을 찾아 진압을 하기 위해 숭례문 내부로 진입했지만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호 요구에 따라 11시30분께 철수했다는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화재 진압의 정석대로 초기에 숭례문의 일부분만 훼손해서라도 내부 진압을 했다면 이렇게 크게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현장에 나온 문화재청 관계자는 "화재 진압과 문화재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공식 브리핑으로 상황에 대해 답변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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