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여가>연예인 김세환-산악자전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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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세환(金世煥.47)씨에게 산악자전거(MTB)는 일상의 일부다.햇볕이 내리쬐고 틈만 나면 현관에 세워둔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자연을 심호흡하며 체력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좋아요.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자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봐요.』 그는 요즘 바쁘다.매일 아침 방송사 프로그램(KBS-2TV「행복나들이」)에 고정 출연하고 있고 일주일에 한차례씩 녹화방송(교육방송「도레미여행」)을 한다.
저녁 무렵이면 자신이 경영하는 일식집을 둘러봐야 한다.디너쇼등에 곧잘 초대되고 지방 출장으로 라이브 무대에 서기도 한다.
청장년층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70년대 향수를불러일으키는 노래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랫동안(69년 데뷔)부드럽고 조용한 가수로 남아있다.
해맑은 표정에 웃음을 잃지 않는다.그는 앞으로도 그렇게「영원한청춘 스타」로 기억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산악자전거를 타게 된 것을 퍽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분수를 지키며 젊게 사는 비결이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산악자전거에 접한 것은 지난 87년.산악자전거는 96년美애틀랜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세계적 스포츠로 우리나라도 동호인이 3천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미군 친구가 즐겨 타는 것을 보고 운동이 되겠다 싶어 시작했던 것.국내에서는산악자전거를 구할 수가 없어 미국에서 직접 사왔다.그가 즐겨 찾는 곳은 서울 서초동 집앞의 우면산과 서대문구 안산이지만 설악산.지리산.소백산.광교산등을 수시로 일주하는 열정을 보여왔다. 『자갈밭에 뒹굴고 진흙탕에 빠지기도 합니다.격렬한 전신운동으로 하체근육 발달에 좋고 심폐기능도 강화해줍니다.한번 나섰다하면 체중이 1~2㎏씩 줄 정도로 거칠고 힘들지만 느끼는 뿌듯함이 그만큼 큽니다.』 93년 가을에는 한계령에서 오대산까지 산간마을에서 민박하며 2박3일간 투어에 나선 적도 있다.심마니들의 풋풋한 인정과 산골마을의 고단함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수확이었다.이 때문에 산악자전거 매니어를 자처하며 만 나는 사람마다 강권하다시피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레포츠 MTB대회 최상급인 엑스퍼트급에서 입상할 정도로 수준급 실력이다.지난해 11월 용평 국제산악자전거대회에서는 마스터부(46세이상)3위를 기록했다.해외원정 투어로는 드넓은 스키장이 펼쳐져 있는 미국의 레이크 타호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마을 주민들 모두가 자전거를 타며 산길을 달리는 것을보고 산천 경관이 좋은 우리나라에도 확산되리라는 예감을 일찌감치 받았다고.
그는 팬들이 느끼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유달리 활동적인 레포츠를 좋아한다.리프트는커녕 방한복도 없던 시절,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스키를 시작해 지금은 연예인 중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지난해 5월에는 뉴질랜드의 퀸스타운에서 1 백2m의 번지 점프를 기록했다.
『술.담배를 않는 탓인지 신종 레포츠를 남보다 빨리 익히게 됐지만 일상을 추스르며 알찬 중년을 구상하는데 있어 산악자전거야말로 확실한 건강 보증서라 할만해요.』산악자전거에 대한 그의애정은 뜨겁기만 하다.
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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