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서울勝負 市長자리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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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선(民選) 서울시장의 출현은「거대한 정치실험」이다.
국가의 부(富)와 인구가 집중돼있는 공룡 서울의 경영은 한국의 경영을 좌우한다.
프랑스를 방문하는 외국원수들은 파리시장과 회담한다.이제 서울시장도 그처럼 된다.서울시장은 서울공화국의 작은 대통령으로 대우받는다.
서울시장의 정치적 역할 역시 간단치 않다.
4천4백만명 가운데 1천만명이 지지해 뽑힌 사람이다.
또 선거후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등이 결성된다면 당연히 서울시장이 의장이 될 것이고 그의 영향력은 대통령을 괴롭힐 수도 있다. 그런 위상과 비중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중심이 되고 있다.
서울의 승패 여부는 지방선거 승패여부와 직결돼 있고 서울의 바람은 지방으로 확산된다.
서울시장 선거는 4대 지방선거의 핵심이다.15개 광역자치단체장중 서울에서 이기면 다른 곳에서 패배는 간단히 만회된다.그 상징성은 대단하다.여야는 상당한 전력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이는 내년 국회의원선거에 결정적인 파급효과를 주며 대권(大權)기상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선거는 지방선거에 대한 여야의 이슈가 정면 충돌하는 곳이다.지방행정의 뿌리내리기(민자당),김영삼(金泳三)정권의중간평가(민주당)라는 캠페인의 위력은 서울에서 판가름난다.
서울시장 선거는 97년 대권구도의 중요한 변수를 등장시킨다.
차세대 데뷔의 문(門)이 마땅치 않은 정치문화에서 서울시장은 검증받은 뉴리더다.
서울시장의 역량은 국가운영관리자로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 「YS 이후」의 인물이 마땅치 않은 후계구도의 불확실성 때문에 더욱 그렇다.민선시장이 후계질서에 던질 파장은 상당하면서미묘하다.
물론 대권문제로 접근하는 이런 시각을 민자당은 『적절치 않은자세』(朴範珍대변인)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金대통령의 권력누수문제와 연결돼 있어 민자당은 후보선정에 있어 이런 측면을 면밀히 점검해왔다.
박찬종(朴燦鍾)의원의 영입문제도 이 점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 朴의원은 그런 점을 의식해 『서울시장선거에 나서면 대권 도전은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야당에도 서울시장이 차기 대권주자에 가깝게 접근한다.이는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정치재개 문제와 관련돼 있다.
따라서 金이사장의 제일의 고려는「호랑이새끼」를 키우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민선시장은 지방분권정치의 실험이다.민자당은 서울시장의 정치적의미보다 중앙정부와의 협조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金대통령은 『자치단체장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되게 알려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야당도 『행정관리자로서 중앙정부와의 마찰은 있을 수 없다』(洪思德의원)고 국정과 서울시정(市政)과의 조화를 강조한다.그러나 시정의 독자성 한계설정에 있어 야당 서울시장과 중앙정부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서울시장선거는 권력관리 실험의 시작일수 밖에 없다.『분권통치의 새로운 모델개발이 김영삼정부의 과제』(金光雄 서울대교수.정치행정학)가 되고 있다.
〈朴普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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