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大 편제.입시제도 개혁-편제개편案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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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연세대가 학과중심으로 세분된 학사과정을 통폐합,학문분야별 계열화로 사회수요에 걸맞은 인력을 공급하고 명실상부한 대학원 중심체제로 변신하겠다는 「대학편제 개편및 계열화 방안」은 가위 획기적이다.
특히 연세대의 개혁안은 세칭 일류학과로 꼽혀온 법대.의대.경영대의 학부과정을 96학년도부터 점차 축소,또는 폐지하는 「파격적」인 내용까지 포함하는등 그동안 대학사회에 만연돼온 학문영역별 이기주의를 완전히 탈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 목된다.
개혁안은 지난해 9월 교육부가 전국 교무처장회의를 통해 전국대학에 권장한 학과통합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세대 각 단과대및 학과간 의견수렴 과정만 거친다면▲문과대▲사회과학대▲상경대▲이과대▲공과대의 대계열~학부별 모 집은 96학년도부터 가능하다.
이 경우 학생들은 수능시험 성적에 따라 평생을 좌우하는 전공을 미리 확정할 필요없이 2개의 전공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면 2개의 학사학위를 받을 수도 있으며 계열별 과목을 고루 이수할 경우 계열별 학사학위를 받을 수도 있다.
또 교수들도 중복된 강의부담을 줄이면서 학과를 토대로 한 학문의 폐쇄성과 이기성을 극복,학문통합적 공동연구를 통해 다기능적 전문인력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인재를 기를 수 있게 된다.
다만 미국의 로 스쿨(Law School)등 대학원중심 체제를 한국화시킨 연세대의 법대.의대 개편안은 全학문분야 학사과정이수자에게 문호를 연다는 혁신적 내용만큼이나 교육.변호사.의료.병역법등 기존 법령체제의 정비와 지원체제가 필 요하다.
더욱이 이같은 법.의대 개편은 보수적인 의료.법조계의 반발도예상돼 그 실현여부가 다소 유동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 미국의 줄리아드 음악학교나 프랑스의 콩세르바투아르(국립음악원)를 연상시키는 연세음악학교와 연세체육학교 설립계획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대학의 예.체능 교육이 진정한 예술인을 키우기보다 학위간판을 따기 위한 방편중 하나로 왜곡되기도 해왔다는 점에서 음악.체육학교로의 개편은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으나 이 또한 학내외의 만만치 않은 반발을 넘어서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연세대의 개혁안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기울여야 할 관심과 지원은 교육계의 고질적 병폐인 「원론 찬성,각론 반대」 풍조를 일소할 강도 높은 수준이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權寧民.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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