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갓넘긴 民自지도부-與 李대표.金총장 체제 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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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출범 한달을 넘긴 민자당의 이춘구(李春九)-김덕룡(金德龍)체제가 내외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민주당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의 단골메뉴가 하나 늘었다.이춘구대표와 김덕룡총장에 대한 비난이다.朴대변인은 민자당 개편직후에는 李대표를 향해,최근에는金총장에 대해 연일 화살을 퍼부어댔다.그가 최근 金총장을 비난하는 이유는 金총장이 통합선거법 개정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이유다. 李대표에 대한 비난은 국회부의장시절 날치기사건이후 간간이있어왔으나 朴대변인은 그전까지는 단 한차례도 金총장을 공격하지않았다. 민주당은 민자당의 새 집행부를 흔들려 하고 있다.그래서 李대표를 비난하고 새 집행부의 핵(核)인 金총장을 겨냥한다.그래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중반기 정국운용이 차질을 빚게된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민주당의 공세는 집 요하다.정국이 숱한 우여곡절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민주당의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춘구-김덕룡체제에 대한 도전은 밖에서만 이뤄지는 것같지 않다.더 심각한 도전은 내부에서 제기되는듯한 인상이다.안팎의 공세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그래서 이춘구-김덕룡체제는 지금 시험대에 올라있는 것 같다.
당내의 문제는 통합력 상실에서 단적으로 나타나는 인상이다.백가쟁명(百家爭鳴)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특히 선거법개정을둘러싼 대야(對野)협상은 난맥상마저 보이고 있다.
기강도 풀어져 있다.당내에서 조직을 생각하는 처신은 보기가 힘들다.당보다 자신의 개인적 득실을 먼저 계산하는 모습이 역력해도 누구하나 따끔하게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이때문에 선거법개정의 강행처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 와도 반박하지 못한다.
내부균열이 생기면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민정계는 민주계인 金총장의 독주가 정국경색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민주계에서도 당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고들 우려하고 있다.그래서 14일민주계의 중진급의원 몇명이 모여 당의 현상황을「 심각하게」논의키로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주변에서는 원인을「비(非)실세대표」,「재선총장」이라는 점에서 찾고 있다.이때문에 이들의 지도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그 「후광(後光)」인 대통령의 부재중에 난맥상이 고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이춘구대표가 실세들인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과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최형우(崔炯佑)의원등을「이끌고」나가기는 어렵다.그게 현실이다.김덕룡총장 역시 대통령의 신임에도 불구하고재선이라는 점은 오래전부터 핸디캡이었다.물론 중 진들의 소극적자세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민자당에서는 그래서 재정비주장이 대두되고 있다.현집행부에 더강력한 힘을 실어주거나 아니면 총동원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의견이다.총동원체제로의 전환은 선거대책기구로 전환하면서 다른 중진들에게도 일정한 역할을 맡기는 방안등이 거 론되고 있다.모든 문제의 해결방안은 金대통령이 쥐고 있다.金대통령이 귀국해서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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