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수 물만난 돌고래-방출 설움에 오기 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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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태평양 돌핀스의 최대강점은 프로구단 최고의 투수진을 거느리고있다는 것이다.
태평양이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것도 정민태(鄭珉台)를 비롯,최창호(崔敞皓).김홍집(金弘集).안병원(安秉元).최상덕(崔尙德)등 투수진의 활약이 빼어난 덕이었다.
올시즌엔 잠수함 에이스 박정현(朴庭賢)이 허리부상에서 회복됐고 대졸 최대어로 입단한 위재영(魏在永)이 선발등판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부천고출신의 힘좋은 신인 김억만(金億萬)과 2년생 정통파 문창환(文昶桓)도 플로리다 브래든튼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선배들에 뒤질세라 위력있는 강속구를 뿌려대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정동진(丁東鎭)감독은 흐뭇하기만 하다.그러 나 정동진감독은 타자들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김경기(金敬起).김동기(金東基)이외에는 믿을만한 대형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투수진이 좋더라도 득점을 못하면 승부에서 이길 수 없다. 따라서 丁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중 이같은 고민을 덜어줄 타자를 발굴해야만 한다.최근 丁감독은 빈약한 타선에 돌파구를 열어줄 선수로 강영수(姜永壽)를 지목하고 있다.
강영수는 지난해 OB베어스 선수이탈사건후 태평양 돌핀스로 이적한 거포.
지난 87년 미국에서 벌어졌던 한.미대학야구선수권대회때 홈런포를 앞세워 대표팀 4번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姜은 89년 프로입문때 「최고의 슬러거가 될 재목」이란 평을 들었었다.
그러나 프로데뷔이후 나무방망이에 적응하지 못했던 강영수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91년 OB로 트레이드됐다.
고향팀에서 쫓겨나는 설움을 씻으려는 듯 姜은 91년 15개,92년 18개의 홈런을 터뜨려 재기에 성공하는듯 했으나 93년이후 잦은 부상으로 다시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 OB가 姜을 내놓자 丁감독은 과거 삼성감독시절 데리고있던 제자를 불러들였다.지난달 27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이너리그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강영수의 방망이는 빠르게 돌아갔다.
비록 홈런을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4타석 모두 배트중심에 정확히 맞혔다.
최근 강영수는 『야구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재기의 굳은 의지를 보인다.펜스가 짧은 인천구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강영수는 바닷물을 만난 돌고래가 될지 모른다. 브래든튼(플로리다州)=成百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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