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농구잔치 이대로 끝나면 재미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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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편파 판정인가,심판의 능력 부족인가.
27일 기아자동차-삼성전자전 게임종료 6.8초전.
74-72로 뒤지고 있던 기아자동차가 사이드아웃된 볼을 골밑의 허재(許載)에게 투입했다.許는 삼성의 완강한 수비를 헤집고뛰어올라 볼을 잡았다가 몸싸움에 밀리며 펌블했다.그러나 許는 골라인 아웃되려는 볼을 가까스로 휘어감아 한차례 의 펌핑 페인트(상대방을 따돌리기 위한 상하 움직임)로 골밑슛을 노렸다.
이 순간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리며 許의 3초 바이얼레이션이 선언됐다.전광판에 남은 시간은 3.4초였다.게임이 끝난 후 기아측은 펄펄 뛰며 『어떻게 3.4초 사이에 이 모든 동작이 이뤄질수 있느냐』고 항의했다.농구관계자들은 3초선언 이 너무 빨랐다고 지적했다.그러나 기아의 불만은 근본적으로 이날 판정의 흐름이 기아쪽에 지나치게 불리했다는 데 있었다.
기아는▲강동희(姜東熙)가 게임종료 9초를 남기고 오른쪽 코너3점라인 밖에서 더블팀 수비에 걸렸다가 슛을 던지는 순간 삼성이 파울을 범했을 때 3개의 자유투 대신 원앤드원을 선언한 점▲김유택(金裕宅)이 후반6분 주심의 판정에 항의 하다 테크니컬파울을 선언당한 반면 삼성의 박상관(朴相寬)이 10분쯤 더 심하게 어필했을 때는 주의로 그친 점을 예로 들었다.
판정이 형평을 잃기로는 앞서 벌어진 SKC-삼성생명전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14점을 넣은 SKC의 정선민(鄭先民)은 후반10분만에4개째 파울을 범했으나 이후 삼성의 정은순(鄭銀順)이 드리블하는 도중 손을 대는 핸드체킹,슛하는 팔에 대한 접촉 등 무수한파울성 동작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듯했다.관계 자석의 한 실업팀 감독은 정선민이 적어도 9개의 파울을 범했다고까지 지적했다. 협회관계자들은 이날 경기전에『이대로 끝나면 재미없다』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경기가 끝난 후 판정시비에 대해서는『다 그런 것』이라는 말로 받아 넘겼다.편파판정 또는 판정오류를 협회측에서 조장.방조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 한 대목이다. 「당국의 협조」(?)로 4차전을 보게 된 농구팬들의 표정은 결코 달가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전문가가 아니므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개운치 않다』는 것이 이날 경기장을떠나는 농구팬들의 반응이었다.
許珍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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