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시외전화 사업자지정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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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보통신부가 서둘러 데이콤을 시외전화사업자로 지정하게 된 배경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으로 일반전화를 포함한 기본통신시장의 개방이 임박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신법의 발효를 눈앞에 두고 거의 수명이 다 된 구법에 따라 사업 자를 지정한까닭이 「국내경쟁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에 있는 것으로 정보통신부측은 설명했다.
데이콤이 시외전화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이 사업에 대한 앞으로의경쟁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우선 고려돼야 할 것은 전화번호계획이다.현재 거론되는 방식은 두가지.
첫째,지금은 지역번호와 가입자번호를 누르면 시외전화를 걸 수있지만 경쟁체제에 들어가면 지역번호 앞에 한국통신과 데이콤을 식별할 사업자번호를 누르는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그러나 이 방식은 시외전화 사용자들이 더 많은 번호를 눌러 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둘째,아예 한국통신과 데이콤중 어느 한 회사를 선택해 일반전화처럼 시외전화에 가입하는 방식이다.이 방식에 따르면 후발인 데이콤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경쟁초기에 데이콤과 한국통신간의 사용요금에 차별을 둘 것이냐는 점.
지난 92년말 데이콤이 국제전화시장에 진출했을 때 데이콤의 국제전화요금이 한국통신에 비해 5% 낮아 데이콤의 국제전화시장확보 요인으로 작용한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우에도 후발업체인 데이콤이 다소 싼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정보통신부가 배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콤의 시외전화사업의 진출은 향후 한국통신의 위상에 상당한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MCI라는 새로운 시외전화사업자의 등장으로 기존의 독점사업자였던 미국전신전화(AT&T)는 공정경쟁이라는 명분아래 시내.외부문을 분리해야 했다.
영국.일본도 시외전화 신규사업자 지정으로 기존의 독점사업자였던 영국텔레콤(BT)과 일본전신전화(NTT)가 각각 민영화됐다. 정보통신부는 데이콤의 시외전화 진입성과를 봐서 제3의 시외전화사업자를 선정할 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96년 서비스개시와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고려한다면 98년이돼야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 상된다.
미래 통신시장의 주도권 판도를 가름할 또 다른 서비스인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는 「2통」사업자를 선정하던 절차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궁화호 위성이 발사됨으로써 등장할 위성방송사업자 지정은 공보처와 협의를 거쳐 사업자 수.선정방식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李玟鎬 뉴미디어전문기자.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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