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담 前後 실무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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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북핵 6자회담에서는 참가국이 모두 워킹 그룹(working group) 구성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워킹 그룹은 6자회담에서 대체적으로 합의하거나 의견을 접근시킨 현안을 다루는 실무차원의 회의다. 참가국들이 차석대표(국장)급을 내세워 6자회담 본회담 테이블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했던 안건을 논의해 그 결과를 다음번 본회의에 보고하는 형태다.

회담 운영방식과 관련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첫날 전체회의가 끝난 뒤 "본회담과 다음 본회담 중간에 여는 워킹 그룹 회의를 신설해 이번 회담 후 2주 안에 열자고 각 국가들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6자회담을 두 달 간격으로 여는 방안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워킹 그룹 창설 구상은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미 간은 물론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사나흘 동안의 2차 6자회담 기간 중에 '동결 대(對) 보상'이란 북한의 제안을 포함한 문제를 세부적으로 조율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부는 일단 북한이 워킹 그룹을 꾸려나간다는 데 원칙적이나마 호응해 나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6자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해 실무 논의를 할 내용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킹 그룹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놓고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한이 회담 교착에 대비한 명분 쌓기용으로 실무 논의의 틀을 수용하는 제스처를 보인 것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북한의 진짜 의도는 26일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영종 기자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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