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부동산 자문위원이 시간당 100만원 투자 상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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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3일 경제 2분과의 자문위원인 고종완(51·사진) RE멤버스(부동산 투자 자문 회사) 대표를 해촉했다고 발표했다. 고씨는 1월 초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뒤에도 고액의 부동산 투자 자문을 계속해 오다 최근 인수위 측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대변인실 한오섭 전문위원은 “고씨가 개인적인 부동산 컨설팅을 계속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며 “e-메일과 유선 전화로 1차 주의를 줬는데도 이를 어겨 고씨의 자문위원 직을 해촉했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직원을 해촉한 것은 ‘언론사 간부 성향 분석 지시’로 논란이 된 문화관광부 박광무 국장(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전문위원)에 이어 두 번째다.

 고씨의 경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다루는 경제 2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뒤에도 고액의 상담료를 받고 부동산 투자 상담을 계속 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 RE멤버스에 따르면 고씨와의 투자 상담료는 전화 상담은 30분에 50만원, 방문 상담은 시간당 1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이후인 지난 15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대규모 투자 강연회에서 “앞으로 농지나 그린벨트나 이런 것들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MB(이명박 당선인)께서는 제가 볼 때 공급을 확대하는 게 분명하다”는 등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까지 언급해 가며 부동산 투자 강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각종 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투자 상담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자문 역할을 맡은 고씨가 공직자 신분을 망각한 채 일반인을 상대로 부적절한 투자 자문을 해 왔다” 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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