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스타 무대나들이 심사총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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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강수연 나현희 엄정화 이상우 최수종등 최근 우리 연극 무대에등장한 영화.텔레비전.대중음악의 스타들은 각각 다른 무대와 여러가지 형태및 수준의 작품에 참여해서 저마다의 역할을 통해 자신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좋은 집중력과 무대적응력을 보여준 강수연,노래와 춤으로 무대에 쉽게 들어선 나현희,신선한 느낌으로 나선 엄정화,노래의 힘을 활용한 이상우,또박또박함으로 무대에 접근한 최수종.
영상 매체를 통해 일해온 이 스타들은 무대에서 넓게 활 용될수 있는 가능성 많은 연기자라는 점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들이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훈련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크게 지적되고 있다.
그것은 이들 대개가 관객과 친숙한 얼굴로 상당한 매력을 보여줬으면서도 자신의 역을 통해 관객에게 접근하고 설득해내는 힘,연기자로서 관객을 가깝게 끌어당기는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영상매체에 익숙한 이들은 살아있는 관객과 마주 대면해서 함께나누고 주고받는 힘,관객에게 육박하는 힘,관객을 자신에게 끌어당기는 힘,무대 배우로서의 기(氣)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역의 성격 창조에서 약하고,관객과 교감도가 떨어지며,내적진실이 부족하든지 무대진행에 따른 체력 안배가 잘 안돼 후반에 기운이 달리는 것등이 경험과 훈련의 부족,배우로서의 기와힘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있다.
이들의 무대는 대개 대규모의 제작비와 획기적인 작품임을 내건대형무대들이었고, 이들 인기스타들의 이름으로 관객을 부르는 흥행에 관심을 기울린 무대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무대 대부분이 그러한 목적을 쉽게 달성하지는 못했다. 스타들의 이름으로 얻은 관객이나 평가가 반드시 풍성한 것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대에 필요한 훈련없이 스타에서 바로 연극무대로 나가는 것은무리한 일이며,텔레비전의 인기인이 무대에서도 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며,스타 기용이 상업성이 앞선 일회성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 할 수있다. 스타는 관객을 끌어들일 수는 있지만,진정한 연기력의 뒷받침 없이는 계속 관객을 유지할 수 있는 탄력이 붙을 수 없다는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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