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확보 세계가 아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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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공급이 달리는 바람에 세계 각국이 철강재를 중심으로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6일 KOTRA가 102개 해외 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철강업계는 고철 가격이 오르자 '수출 제한'을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미 상무부가 이를 검토 중이다. 고철은 다시 녹여서 철근 등으로 만드는 원자재가 되며 미국은 주요 고철 수출국이다.

미국은 1973년과 74년에도 자국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고철 수출을 제한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수입 철강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폐지해 미국 내 수급을 충당하기도 했다.

일본 철강업계는 자원개발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안정적인 공급원을 개발하고 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1월 중국 톈진(天津)에 코크스 합작 공장을 설립해 연간 30만t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일본 석유화학업계는 가격이 급등한 나프타를 등유와 경유로 대체하고 있다. 정부도 면세조치를 도입키로 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인도와 중국은 원자재 바터제(물물교환)를 도입했다.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철광석과 석탄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철강 제품에 대해 국내 가격상한제를 강화해 추가 인상을 막고 있다.

KOTRA는 "세계 경기회복과 중국의 고성장으로 원자재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원자재 비축 및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25일 37.44달러를 기록 12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라크전 발발 전인 지난해 3월 7일(37.79달러) 이후 최고가다. 이는 미국의 석유 제품 재고가 줄어든다는 전망으로 수급 불안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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