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내 나이가 40대라면 못할 일 없을 것 같은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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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정·오륙도…. 그저 세태를 반영한 우스갯소리라기엔 당사자들의 절망과 아픔이 너무 크다. 정년이나 퇴직을 목전에 둔 40∼50대에겐 어떤 새 희망이 존재할까. 『나는 긍정을 선택한다』는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늦깎이 인생에서 새로운 삶의 신화를 일궈낸 이의 메시지다.

저자는 정년퇴임을 훌쩍 넘긴 70대의 류태영<사진> 박사다. 이름만으로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성공신화의 주인공. 긍정적 사고와 도전정신으로 수많은 불가능을 가능케 한 장본인이다. 저자는 “나는 40대를 보면 아직 아기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40대라면 무슨 일이든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 장담한다. 실제로 그는 남보다 늦은 나이에 수많은 일을 해냈고, 70이 넘은 지금까지도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끊임없이 받고 있다.

지독히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 가지 못하고 고사리 손으로 품을 팔며 생계를 이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교재를 구입해 독학을 했고 열여덟이 돼서야 중학교에 들어간다. 고향에 고등학교가 없던 탓에 중학 졸업 후 무작정 서울행을 택했고 신문배달·구두닦이·아이스케키 장사를 하며 야간고등학교를 나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그가 포기하지 않은 단 하나는 ‘나는 반드시 유학을 다녀와서 우리나라 농촌을 잘 살게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과 의지였다. 끼니 잇기도 힘들어 툭하면 영양실조로 쓰러지기 일쑤였던 고학생에게 유학이란 사실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농업 선진국인 덴마크의 국왕에게 무작정 편지와 논문을 써 보냈고, 거짓말처럼 덴마크 국비장학생으로 초청돼 꿈에 그리던 유학 길에 오른다. 아직 놀랄 때가 아니다. 저자의 기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삶이 신비한 것은 그 속에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비록 벼랑 끝처럼 보이더라도 희망만 잃지 않으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온 체험자로서 자신 있게 말하며 깨우쳐주고 싶다.”
덴마크 유학 중 타 국가의 농촌현장을 견학한 저자는 이스라엘에서의 유학을 결심하고 37세의 나이로 이스라엘로 향한다. 그리고 6개월 후. 피땀어린 노력으로 이스라엘어를 마스터하고는 대학원 입학시험을 치른다. 다시 4년 후. 그는 예루살렘대학 25년 역사상 유래 없이 4년 만에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다. 귀국 후엔 대통령의 요청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새마을 운동의 주역으로 일했고, 건국대학교 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했다. 이 기간 중에도 저자는 특유의 신념과 도전정신으로 불가능이라 여겼던 일들을 끊임없이 이뤄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 외에도 모두가 늦었다고 한 시기에 신념과 의지로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 구석구석에 담았다. 열 여섯 살에 여자친구를 임신시켜 퇴학당한 후 인생의 낙오자가 될 뻔했던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Saatchi & Saatchi)’의 CEO 캐빈 로버츠(Kevin Roberts). 65세 정년퇴임 후 2억 원으로 호서대학교를 세우고 92세에 다시 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한 강석규 총장. 1008번의 퇴짜 후에 닭튀김 납품계약을 따낸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의 창업자 할랜드 샌더스(Harland Sanders)…. 책은 불굴의 의지와 희망이 일궈낸 기적을 끊임없이 되새겨준다.
지나온 삶에 대한 후회와 빛나던 시기의 회상으로 안주하고 있는 이들은 물론 첫 출발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활력을 전하는 책이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yiks@joongang.co.kr
자료제공= 비전과리더십 / 02-2078-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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