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부시.클린턴 골프장서 정상 티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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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등뒤에서『대통령 각하』라고 부르면 3명이 뒤를 돌아보는 골프「파이브섬」(5명이 1조를 이룬 골프팀)이 16일(한국시간)세계적인 관심속에 페어웨이를 밟았다.미국 남가주(南加州)팜스프링스 인근 인디언웰스컨트리클럽(파72)에서 이날 개 막된 PGA보브 호프클래식 골프대회가 화제의 현장이다.이 대회 첫날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제럴드 포드.조지 부시 前대통령등 3명의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한조를 이뤄 호스트인 코미디언 보브 호프,지난해 챔피언 스콧 도크와 함께 라운딩을 한 것.
1번홀 티박스에 오르기전 포드 전대통령은『갤러리들에게 우리의뒤를 따르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래「방향을 예측불허하는 티샷」으로 유명한 포드전대통령은 1번홀부터 갤러리들을 향해 공을 날려 대통령들의「위협적인 샷」을양심적(?)으로 예고한 셈이다.
첫번째「희생자」는 10번홀에서 나왔다.
부시 전대통령은 러프에 빠진 티샷을 페어웨이로 빼내려다 할머니의 눈언저리를 맞히고 말았다.피해자 노마 얼리(71)는 남편을 만나러 본부석 텐트쪽으로 향하다 예기치 않은 샷에 눈위가 찢어지고 안경이 깨지는 화를 당한 것.
목격자들에 따르면 부시는 얼리에게 다가가 매우 정중히 사과했으며 얼리는 『당신의 샷 중간에 끼어들어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했다.부시는 이로부터 오래되지 않아 드라이버로 티샷을 하다 또다시 구경하던 한 남자의 다리를 맞혔다.「공포 샷」만 날렸을뿐 사고를 피해가던 포드도 마침내 제럴딘 그로메시란 여인의 손을 맞히고 말았다.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으나 3명의 대통령이 3명의 희생자를 낳은 것이다.
클린턴만이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그는 시작전부터 『너무 「극우」적이거나 「극좌」적이지 않은 중도적 샷을하겠다』며 정치적 발언을 하더니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그러나성적에선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부시가 젊은 대통령 클린턴을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부시는 18홀동안 20오버파(92타)를 기록했다.
2위는 21오버파(93타)를 친 클린턴.가장 화려한(?)샷을남발한 포드는 28오버파(1백타)를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支社=許鐘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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