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월드컵] ‘한국 킬러’ 에게 잡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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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델라신 징크스’의 재발인가.

한국이 제4회 여자골프 월드컵에서 필리핀의 도로시 델라신에게 역전을 허용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20·하이마트)와 지은희(22)가 짝을 이룬 한국은 20일 밤(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의 게리 플레이어 골프장(파72·6466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합계 16언더파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델라신과 제니퍼 로살레스가 호흡을 맞춘 필리핀이 합계 18언더파로 우승했고, 일본과 대만이 각각 13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28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20만 달러.

신지애와 지은희는 끝까지 분전했지만 경기 막판 상승세를 탄 델라신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델라신은 2000년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과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2년 연속 박세리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 2003년 모빌 토너먼트 대회에선 한희원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한국 선수 킬러’란 별명까지 얻었다.

첫날 단독 선두에 이어 2라운드까지 필리핀과 공동 선두를 달렸던 한국은 포볼 방식(두 선수가 각각 경기를 펼친 뒤 좋은 점수를 팀 스코어로 채택)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도 신지애가 5번 홀 이글에 이어 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필리핀은 11, 12번 홀 버디에 이어 델라신이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낸 데 힘입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포섬 방식(두 선수가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것)으로 열린 전날 2라운드에서 16번 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 17번 홀(파4)에서 뼈아픈 트리플 보기를 범해 필리핀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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