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소음성 난청-보청기로도 교정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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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시끄러운 소리를 들은 뒤 한동안 귀가 멍멍해지는 것은 청각을담당하는 귓속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일시적인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충격이 장시간에 걸쳐 지속될 때 귀가 머는 현상이 바로 소음성 난청.
문제는 소음성 난청이 중이염으로 인한 일반 난청과는 달리 보청기로도 교정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는 중이염이 소리를 전달하는 길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 전음성(傳音性)난청인 반면 소음성 난청은 소리를 듣는 감각신경자체가 손상됐기 때문으로 이땐 아무리 보청기로 음을 증폭해도 들을수 없게 된다.
따라서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고려대의대 정학현(鄭學鉉.이비인후과)교수는 『소음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사람의 경우 높은 음의 음감(音感)소실과 귀에서 불쾌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耳鳴)현상이 생기면 일단 소음성 난청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땐 곧바로 병원에서 청력 검사를 받을것을 충고했다.
소음성 난청이 우려되는 소음강도는 85㏈정도.대개 85㏈의 소음환경에서 하루 8시간씩 10년가량 근무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 鄭교수의 설명.
보통 대화가 50㏈,자동차 소음은 80㏈,지하철 소음이 1백㏈,귀가 찢어지는듯한 디스코음악이 1백10㏈정도이며 귀에서 통증이 유발되는 강도가 1백40㏈임을 감안한다면 하루 한두시간 이어폰으로 라디오나 테이프를 듣는 정도론 청력저하 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출력이 큰 헤드폰으로 장시간 헤비메탈음악을 즐기는 오디어 매니어라면 사정이 다르다.
이들에겐▲하루 2시간이상 헤드폰착용은 삼가며▲자신도 모르게 볼륨이 더 높아질 수 있으므로 소란한 곳을 피하며▲잠자리에선 사용하지 말 것등이 권유된다.음의 강도 못지않게 고저(高低)도감안해야될 사항.
소음성 난청은 고음환경에서 훨씬 잘 발생하기 때문으로 날카로운 소프라노음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음이 심한 작업장 근무자는 실리콘이나 부드러운 합성수지로 만든 귀마개를 착용하도록 한다.귀마개만으로도 20㏈정도의 소음감소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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