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곳에선>사르트르 未공개 전쟁일기 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프랑스 실존주의 작가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가 남긴 전쟁일기 15권중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제1권이『오만』(L'ORGUEIL)이라는 제목으로 프랑스 갈리마르출판사에서 나왔다.34세의 나이로 39년9월부터 40년6월까지 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사르트르의 일기는 5권이 12년전에출판됐으나 나머지는 지금까지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중 1권을 30년간 소장했던 한 수집가가 프랑스국립도서관에판매함으로써 이번에 1백60쪽 분량으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내용이 난해하고 일관성은 없지만 전후 실존주의 돌풍을 일으키며 존재와 사유에 관한 명저가 된 『존재와 사유』의 모태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 사르트르는 그를 짓눌렀던 전쟁의 우스꽝스러움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또한 자신의 삶에 대한 예언을 담고 있어 흥미롭다.예컨대 『나는 나 자신과 어떤 일시적 연대감도 갖고 있지 않다』라고 쓴 부분은 그가 정치에 뛰어든 이후 옛 소련.알제리.쿠바.중국등에 대한 입장을 몇번이나 번복했던 행적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