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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CoverStory] 가이드북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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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스테디셀러 『자신만만』

 12년째 롱런 중인 시리즈. 국가 가이드 6종에 도시 가이드 1종, 총 7종이 있다. 여행 가이드 시리즈 치고는 종류가 다소 적은 편. 대신 소위 ‘잘나가는’ 책만 골라 개정판을 내는 다른 시리즈들과 달리 매년 모든 책의 개정판을 내고 있다. 내용도 ‘기본’에 충실하다는 평. 2001년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 사이트 정보를 싣기 시작했고, 2006년엔 책을 2~3권으로 나눌 수 있게 분책제본을 시작했다. 삼성출판사 간.

국내서 바람의 원조 『100배 즐기기』

 가이드북 시장에 본격적인 국내서 바람을 일으킨 시리즈. 사진·지도 등을 많이 넣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숙소·식당 정보를 소개해 번역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1997년 『유럽 100배 즐기기』를 시작으로, 일본·호주 등 총 9권이 나왔다. 국가별 시리즈에서 도시별 시리즈, 『아이러브』 시리즈, 『금토일 주말 여행』 시리즈 등으로 분화하는 중이다. 랜덤하우스 간.
 
베테랑의 노하우 『클로즈업』

 지금은 랜덤하우스로 판권이 넘어갔지만 원래 『100배 즐기기』는 중앙M&B(현 중앙북스)에서 냈던 책이다. 당시 『100배 즐기기』 편집을 진두지휘했던 승영란씨가 독립해 만든 책이 『클로즈업』 시리즈다. 저자는 편집자를 따라가는 게 출판계의 관례. 『100배 즐기기』 도쿄·홍콩 편을 썼던 ‘스타’ 저자 유재우씨가 그대로 『클로즈업』 도쿄·홍콩 편을 맡았다. 두 권 다 3000컷 넘는 사진이 쓰였을 만큼 ‘비주얼’이 강하다. 에디터 간.

명가(名家)의 후계자 『프렌즈』

 『100배 즐기기』 인도·중국편 저자 전명윤·김영남 부부가 쓴 첫 책(홍콩편)이 지난달 나왔다. 해안 절벽을 따라 섬을 일주하는 트레킹 코스 등 기존 가이드북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다. 홍콩편에 이어 뉴욕·유럽·베이징·방콕 편 등이 뒤따라 나올 예정. 중앙북스 간.
 
미슐랭을 꿈꾸며 『레 바캉스』

 실용 정보보다 문화·예술 콘텐트에 중점을 두는 책. 프랑스 편의 경우 역사·미술·건축·문학 등의 분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편집도 사진보다 텍스트 위주. 프랑스 8대학 문학박사 출신인 정장진 대표가 직접 원고를 썼다는 게 출판사 측 얘기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용 정보는 홈페이지(www.lesvacances.co.kr)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레 바캉스 간.

◆번역서

가이드북의 고전 『세계를 간다』

 

대표적인 1세대 가이드북. ‘세간다’ ‘노란책(표지가 노란색)’ 등의 별명으로 유명하다. 일본 다이아몬드 빅 사의 『지구를 걷는 방법(地球の步き方)』의 번역본으로,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1989년 첫 책(중국편)이 나왔다. 절묘한 타이밍 덕에 상당기간 ‘가이드북의 대명사’로 군림했지만 90년대 후반 국내서가 등장하면서 권좌에서 내려왔다. 현재 유럽·중국 등 ‘인기 국가’ 책은 절판되고(같은 출판사에서 국내서 『100배 즐기기』 시리즈 출간), 국내 필자가 취재하기 힘든 아프리카·남미 12개국 등 20여 종만 나오고 있다. 랜덤하우스 간.

한국화로 성공 『Just Go』

 일본계 번역서 가운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시리즈. 달라지는 여행 트렌드를 읽고 한 발짝 빨리 도시별 가이드를 소개했다. 일본 한 나라만 해도 도쿄·오사카·후쿠오카·홋카이도·온천 편이 따로 나왔다. 일본 지쓰교노니혼샤의 가이드북이 원본. 하지만 단순 번역 대신 국내 필자가 새로 취재한 내용을 보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게 특징이다. 도쿄편의 경우 번역과 국내 취재 내용이 6대4로 “사실상 원본과 전혀 다른 책”이라는 게 출판사의 주장이다. 시공사 간.

배낭여행자의 바이블 『론리플래닛』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여권·돈과 함께 “지구상 어디를 가도 꼭 필요한 서바이벌 품목”으로 꼽은 책. 영어권 가이드북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원서는 22개 시리즈 650종, 한국어판은 4개 시리즈 24종이 나와 있다. 방대한 정보량과 정확한 지도가 특징. 2003년부터 안그라픽스에서 한국어판을 내고 있다. 명성에 비해 판매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은 편. 『세계를 간다』가 일본 취향이라고 비판받았던 것처럼 숙소·식당 등이 서양 취향이라는 지적이 있다. 사진 없이 빽빽한 텍스트 위주의 편집도 한국 독자들의 기호와는 다르다는 평. 2006년 10월 필리핀 편 출간 후 새 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비운의 시리즈 『Let’s Go』 『디키』

 『Let’s Go』는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 출판국의 루루부(るるぷ) 시리즈를 번역한 책이다. 먹고 자고 쇼핑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골드 미스’들이 주 타깃. 일반 가이드북보다 큰 잡지형 판형이 화제가 됐다. 대형 여행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꼼꼼하고 자세한 내용이 장점이지만, 너무 ‘실용 정보’ 위주에 볼거리가 적다는 평이다. 한길사에서 2002년부터 총 25종을 펴냈지만, 지난해 절판됐다.

『디키』 시리즈는 국내에 흔치 않은 유럽계 가이드북. 영국 돌링킨더슬리(DK)사의 목격자(Eyewitness) 시리즈가 원본이다. 하얀색 표지의 고급스러운 장정으로, 일명 ‘하얀 책’이라고도 불렸다. 실용 위주의 일본계 번역서와 달리 문화·예술 정보가 특히 강하다. 성과 궁전·성당 등 건물 내부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가 압권. 2005년 개정판 이후 절판됐다. 여행 출판계에서 가장 아쉬워했던 시리즈 중 하나다. 서울문화사 간.
 
일본 빅3의 막내 『두근두근』

 다이아몬드 빅, JTB 출판국과 함께 일본 여행서 출판사 빅3 중 하나인 쇼분샤(昭文社) 시리즈를 번역한 책이다. 쇼분샤 가이드북의 특징은 정확한 지도. 개념도식 지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실측지도가 실린다. 일본과 세계, 두 시리즈가 있는데 현재 국내엔 일본여행 도쿄편만 나온 상태. 세계여행 시리즈는 이달 말 스페인 편을 시작으로 하와이·베이징 등 올해 총 8권이 나올 예정이다. 중앙북스 간.

◆미번역서

『러프 가이드』 『타임 아웃』

 영국에서 발행되는 『러프 가이드(Rough Guide)』는 『론리플래닛』과 더불어 영어권 가이드북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1982년 첫 책(그리스 편)이 나온 이래 현재까지 200여 종의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쉬운 영어’를 쓰는 『론리플래닛』에 비해 학구적인 내용에 생경한 영국식 표현이 많아 상대적으로 읽기 쉽지 않다는 평.

 『타임 아웃(Time Out)』은 도시 가이드 전문 시리즈다. 취재진을 보내는 대신 현지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저자로 쓰기 때문에 ‘최신 정보’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지 갤러리 전시·공연 등 고급문화 정보에 강하다. 문장 수준은 『론리플래닛』과 『러프 가이드』의 중간 정도.
 

『미슐랭』『루타르』

 『미슐랭(Michelin)』 가이드는 두 종류다. 레스토랑 별점으로 유명한 ‘레드 가이드’와 세계 각국의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그린 가이드(le Guide vert)’. 국내엔 레드 가이드만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린 가이드도 그에 못잖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같은 이름의 타이어 회사를 모태로 하고 있는 만큼, 지도가 상세하고 정확한 것도 강점.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꼽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앙북스에서 올해 6월 한국판을 낼 예정이다.

 『루타르(Routard)』는 프랑스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아셰트(Hachette)사에서 발행하는 가이드북. 『미슐랭』과의 차별화를 위해 역사·문화에 대한 설명보다는 실용 정보에 역점을 둔다. 글의 주관이 뚜렷하고 사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

◆전명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지 중의 오지만 소개 『료코진(旅行人)』

 젊은 일본 배낭여행자들이 손으로 만들어 돌려보던 잡지가 뿌리.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가이드북이 다루지 않는 지역만을 골라 소개한다는 것. 유명 관광지는 절대 다루지 않는다. 오지 중의 오지가 전문이다. 『아프리카(アフリカ)』 편의 경우 『론리플래닛』이 이 책을 베꼈다는 루머가 돌았을 정도다. 그 외 『메콩의 나라들(メコンの<56FD>)』 『실크로드(シルクロ<30FC>ド)』 『방글라데시(バングラデシュ)』 등의 시리즈가 나와 있다.

매니저의 필독서 『럭스(LUXE)』

 스타일리시 여행을 모토로 하는 도시 가이드북. 30~40쪽 분량에 초소형 포켓 사이즈, 지도는커녕 사진도 없는데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그래도 인기가 있는 건 각 도시의 매력적인 숙소, 레스토랑, 쇼핑 포인트(백화점보다는 개인 디자이너 매장)를 엄선하기 때문. 한국에선 연예인 매니저들이 많이 보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지도가 없는 이유는 어차피 독자 중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사람은 없다고 전제하는 때문이라고.

정리=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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